[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에 의존을 낮추려면 결국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미국언론이 바라봤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더디플로맷은 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에도 한국은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중단하는 일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러시아에서 주로 수입하던 천연가스 물량을 단기간에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려면 물량 확보와 가격 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플로맷은 한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일 장기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일부 경제제재에 동참한 뒤 러시아에서 한국을 ‘비우호적 국가’로 지정한 만큼 앞으로 수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디플로맷은 “한국은 전 세계적 에너지 공급 쇼크 사태에서 취약한 입장에 놓여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이는 심각한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한국 화석연료 수입량의 약 9%를 책임진 국가로 특히 석탄 의존률은 17.5%에 이를 정도로 높다.
앞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및 석탄 수입이 어려워진다면 해운과 화학업종을 중심으로 타격이 이어질 수 있다.
디플로맷은 한국이 러시아에서 화석연료 수입 중단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가장 효과적 방법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은 한국 정부가 내놓은 탄소 배출량 감소 목표에도 기여하고 원유 및 천연가스 등에 의존도 크게 낮출 수 있는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디플로맷은 “탄소 배출량 감축은 한국이 앞으로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며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중단하는 것은 이런 변화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신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은 한국의 에너지 자급률을 높여 안보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디플로맷은 “한국은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국가”라며 “신재생에너지는 러시아 관련한 리스크뿐 아니라 미래에 다양한 에너지 리스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가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도 제시됐다.
디플로맷은 한국이 곧바로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 중단에 속도를 내고 우선 다른 지역에서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말레이시아와 호주 등 국가가 천연가스 공급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국가로 꼽혔다.
디플로맷은 한국이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를 줄이고 친환경 발전소로 전환에 속도를 내는 일도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외에 국가 차원의 석유 비축분을 넉넉히 확보하고 전기차산업 등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일도 앞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한국이 추진해나가야 할 과제로 꼽혔다.
디플로맷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을 낮추는 일은 많은 투자와 비용을 필요로 할 수 있다”며 “다만 미국 정부는 동맹국가들에 에너지 리스크 대응을 적극 돕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