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불황기를 거치며 체질을 강화한 데 힘입어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됐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업계의 오랜 불황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그동안 공정개선을 통한 비용절감 등 노력이 실적 개선에 발판이 돼 줄 것으로 평가된다.
◆ 디스플레이 업황 회복세
하이투자증권은 12일 LCD TV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 업황 역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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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에 중국 노동절, 6월에 유로2016, 8월에 브라질 올림픽 등 이벤트를 앞두고 이를 대비해 TV세트업체들이 LCD패널의 재고축적에 들어갔다”며 “하반기에도 TV업체들이 과감한 가격할인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면서 TV판매량이 늘어나 LCD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 LCD TV패널 출하량이 1분기보다 약 7~8%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수요회복에 따른 출하량 증가를 의미하며 LCD패널의 수급상황이 개선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TV패널 뿐만 아니라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등 소형 IT기기용 LCD패널의 가격도 2분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수요증가 추세를 보이는 대형 LCD패널의 생산에 집중하면서 소형 LCD패널의 생산비중을 낮췄고 이에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CD패널은 지난해부터 줄곧 공급과잉 상태가 이어졌다. 경기불황으로 TV, IT기기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공격적으로 LCD패널 생산량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수요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공급을 크게 줄이지 않는 등 출혈경쟁에 돌입해 LCD패널의 수급불균형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 여파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94.7% 감소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적자로 전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업체의 출혈경쟁이 LCD패널의 원가를 낮췄고 그 결과 TV업체들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올해 TV업체들은 대대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TV판매에 더욱 열을 올리며 LCD 수요증가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LG디스플레이 가장 빠른 실적회복 기대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이노룩스 등 경쟁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실적개선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가 LCD불황에 출혈경쟁이 지속되는 동안 공정개선을 통한 원가절감 등 경쟁에 유리한 체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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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엠플러스(M+)기술을 적용한 화소방식과 기존 RGB화소와 배열 차이. |
LG디스플레이는 엠플러스(M+) 기술 등 공정개선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고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엠플러스 기반 제품의 비중을 60%까지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플러스 기술은 LCD패널의 화소구성을 기존 RGB(적색-녹색-청색)픽셀 방식에서 벗어나 W(백색)픽셀을 추가해 전력효율과 밝기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LCD TV패널 시장점유율 21%를 차지해 2위 삼성디스플레이(17.7%)와 격차를 더 벌리며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원가절감 노력과 고가의 TV패널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LCD업황 회복시 디스플레이업체들 가운데 실적개선이 가장 빠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1분기에 신공정 도입 등으로 LCD패널의 원가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으나 생산수율 안정화에 애를 먹으면서 LCD패널의 출하량이 줄었다. 대만의 이노룩스는 지진의 영향으로 몇몇 생산라인이 중단된 상황에서 아직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분기에도 엠플러스 등 대면적 LCD패널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