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호일 펩트론 대표이사가 기술수출한 표적 항암치료제 후보물질을 통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최 대표는 플랫폼 기술로 발굴한 표적항암 항체를 세포치료제로 개발하며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넓히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펩트론에 따르면 중국 치루제약(Qilu Pharmaceutical)으로부터 표적 항암치료제 후보물질 ‘PAb001-ADC’의 잔여 계약금 161만8천 달러(약 20억 원)을 수령했다.
펩트론은 지난해 3월 치루제약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선급금 300만 달러(약 37억 원)를 받았다. 임상과 품목허가,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기술수출수수료)을 더한 전체 계약규모는 5억4381만 달러(약 6700억 원)였다.
펩트론 관계자는 “기술검증을 위해 1년 동안 100회 이상의 미팅을 했다”며 “ADC(항체약물복합체) 제작도 마쳐 전임상(동물시험)을 진행했으며 약 25종이 넘는 기술 관련 검증이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펩트론은 치루제약이 항체기술력 검증을 마치고 잔여 계약금을 입금한 만큼 올해 안에 임상1상 시험을 추진할 것으로 바라본다. 이를 통해 펩트론은 약 6천억 원의 마일스톤(기술수출수수료) 가운데 일부를 수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펩트론은 1997년에 설립된 생명공학 소재 제조 및 의약품연구 개발회사다. 2015년 기술성장기업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펩트론은 펩타이드 기술을 이용해 신약의 약효지속성을 늘리는 플랫폼 기술인 ‘스마트데포(SmartDepot)’와 새로운 암세포 항원 표적항체를 발굴하는 플랫폼 기술인 ‘펩젠(PepGen)’을 보유하고 있다.
펩트론은 펩젠 기술을 활용해 'PAb001' 항체를 발굴했다. PAb001를 바탕으로 항체약물복합체(ADC) 신약과 CAR-NK, 카티 세포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PAb001은 세포 표면 단백질인 MUC1을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체다.
미국암센터(NCI)의 발표에 따르면 MUC1은 유방암, 췌장암, 난소암, 대장암, 급성 골수성백혈병 등 다양한 암세포에서 90% 이상 발현해 암 진행에 핵심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표적항체가 MUC1을 표적할 경우 암세포는 MUC1의 윗부분을 잘라내 정확하게 표적하지 못하도록 만들지만 펩트론의 PAb001은 잘라내지 못하는 나머지 부분을 표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글로벌 항암치료제 개발회사들이 펩트론의 PAb001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펩트론이 기술수출로 확보하는 자금을 PAb001 세포치료제 개발과 적응증을 넓히는 데 투자할 것으로 전망한다.
펩트론은 앞서 2021년 11월 국내 세포치료제 개발회사인 테라베스트와 PAb001을 기반으로 한 CAR-NK(자연살해세포) 면역항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또한 PAb001을 카티(CAR-T) 세포치료제로도 개발하기 위해 현재 다수의 제약바이오사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세포치료제 시장규모는 2019년 5억3740만 달러(약 6600억 원)에서 해마다 36.2%씩 성장해 2026년에는 46억8420만 달러(약 5조7천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 대표는 잔여 계약금 수령 소식을 전하며 “1년 동안 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난관도 있었지만 극복해냈다”며 “향후 임상 시험 진행에 따른 추가 마일스톤 수령이 펩트론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생화학과 학사학위를,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2년까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1997년 10월까지 LG화학 바이오텍에서 일하며 제약바이오업계 경험을 쌓고 1997년 11월 펩트론을 창업했다.
그는 2022년 3월18일 기준 펩트론 주식 172만8200주(지분율 9.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