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본업인 시공을 넘어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개척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홍콩 투자회사와 손잡고 이자·배당 등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디벨로퍼형 수익구조를 만들려 한다. 먼저 베트남 물류사업에 정성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8일 IMM인베스트먼트글로벌과 함께 펀드를 조성해 거점시장인 베트남에서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과 IMM인베스트먼트글로벌는 각각 2억 달러를 투자해 4억 달러의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IMM인베스트먼트의 홍콩법인인 IMM인베스트먼트글로벌은 베트남 기업에 대한 풍부한 투자경험을 지니고 있다.
코파펀드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나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연기금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협업하는 구조의 펀드를 말한다.
이를 통해 재무적투자자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고 전략적투자자(SI)는 핵심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등 해외에서 물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프라 관련 유망 기업 및 우량 자산에 공동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대우건설은 베트남 내 물류사업(콜드체인)을 신사업 중점분야로 선정했다고 한다.
콜드체인은 냉동·냉장의 저온 유통을 통해 제품의 품질, 안전을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농축수산물, 식료품, 의약품 등은 온도에 따라 품질이 변화할 수 있어 이런 유통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
대우건설은 국내에서 이미 콜드체인 방식을 적용해 경남 농협중앙회 밀양물류센터, 경기 군포 복합물류터미널, 부천 로지스틱스파크 등의 물류창고 등을 지은 경험이 있다.
이제까지는 단순히 물류창고 시공에 그쳤다면 앞으로 창고 운영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도록 지분투자도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베트남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의약품, 신선식품 등 수요가 늘어 콜드체인 구축 수요가 늘고 있다. 대우건설은 바로 이 기회를 잡으려는 것으로 읽힌다.
베트남 내 콜드체인사업은 베트남 정부에서 지난해 전체 인구의 70%에게 2022년 4월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배트남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1만9천여 개 규모의 백신 접종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켄리서치(Ken Research)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신선식품, 의약품 등의 수요가 늘어나 베트남의 콜드체인사업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0.4%씩 급성장해 왔다.
2021년 베트남 콜드체인 시장규모는 18억 달러(2천억 원) 수준을 보였을 것이라 추정됐다. 베트남은 어패류, 신선과일류, 채소류 등 수입이 늘어 콜드체인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 사장은 앞으로 베트남뿐 아니라 글로벌기업과 협력기회를 개척해 단순 시공을 넘어 현금흐름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는 사업기회 발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핵심사업인 주택사업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점을 인정받은 만큼 대표이사에 올라서는 해외사업, 신사업을 통해 성과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8일 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역에 있는 파트린드 수력발전소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발급판매하며 글로벌 친환경에너지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사업은 대우건설이 한국수자원공사와 공동으로 추진한 민관합동사업으로 연간 63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시공에 그치지 않고 파키스탄 현지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20%의 지분을 투자했다.
파트린드 수력발전소는 2013년 4월 국제연합(UN)에 청정개발체제(CDM)사업을 등록하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발전량을 온실가스 감축실적으로 인정받아 모두 41만8천 톤의 탄소배출권을 발급받았다.
대우건설은 발급받은 탄소배출권을 한국거래소(KRX) 거래를 위해 외부사업 감축량(KOC)으로 전환했다. 이를 2021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 팔아 약 126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외부사업 감축량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외부사업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감축량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 협업뿐만 아니라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M&A) 등의 대체투자를 통해 단순 시공이 아닌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며 “적극적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