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그룹의 2인자 입지를 굳히면서 완전민영화 이후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의 도약을 책임질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행장은 은행의 플랫폼 강화 및 영업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금융지주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은행계열사 포트폴리오 확대전략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5일 열린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 결과 이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비상임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에 남게 됐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을 지내면서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올라 있었지만 전날 우리은행장에 공식취임하면서 지주 이사회를 떠나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주총회에서 비상임이사로 선임되면서 공식적으로
손태승 회장을 도와 우리금융지주를 이끌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증권, 보험 등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그룹은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은행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 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이 행장은 최대 과제로 '플랫폼 강화'를 꼽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출상품 등을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은행과 경쟁을 시작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개인금융은 물론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비대면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지주에서 일할 때 디지털혁신소위원회 의장을 맡으면서 정기적으로 현안을 들여다 본 경험이 있는 만큼 디지털전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행장은 24일 열린 우리은행장 취임식에서 "기존 은행뿐만 아니라 거대 플랫폼, IT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테크놀로지와 플랫폼에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며 디지털 전환의 강력한 추진을 예고한 바 있다.
완전민영화 이전의 낡은 조직문화를 쇄신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이고 있다.
이 행장은 '실사구시'를 통해 운영효율성을 높이고 그 역량을 영업에 쏟는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 행장 취임 첫날부터 본부 지원조직을 축소하고 영업부문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조직개편에는 은행장 비서실을 폐지하고 영업담당 조직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행장은 본인의 취임식 역시 간소화해 진행했다.
손 회장을 도와 우리금융지주를 이끄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향후 계열사 확장 작업에서 금융지주의 2인자이자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수장으로서 손 회장을 적극적으로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 시절인 2020년 아주캐피탈 인수, 2021년 우리금융저축은행 자회사 편입 등 우리금융지주의 굵직한 현안을 다룬 바 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