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 건설부문 ‘래미안’이 재개발시장에 12년 만에 모습을 다시 드러낼까?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공공재개발인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에 이어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 참여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4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남2구역 쪽은 빠르게 조합 집행부를 구성해 올해 상반기 안에 시공사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정비사업 규제완화 공약으로 시장 분위기가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 지역 주민들은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로 입지 조건 등이 재조명받고 있는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수주를 향한 건설사들의 물밑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한남2구역은 재개발사업에서 한 발짝 물러나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업장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말 한남2구역이 재개발 사업시행인가를 받자 축하 현수막을 거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시해왔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유력한 경쟁자로 꼽으면서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한남2구역은 워낙 입지가 좋아 사업성 측면에서 기대가 되는 단지”라며 “한남2구역, 흑석2구역 등은 욕심을 낼만한 부분이 있어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72-3번지 일대에 최고 14층 높이로 공동주택 30개동, 1537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총사업비가 9486억 원으로 사업 규모가 1조 원에 가깝다.
또 5개 재정비촉진구역으로 구성된 한남뉴타운에 속해있는 사업장으로 인근 사업장들과 함께 시너지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2구역 자체는 한남3·4·5구역과 비교해 한강변을 직접 접한 단지는 아니지만 한남뉴타운에서 재개발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단지 규모도 큰 한남3구역과 바로 붙어있다.
한남뉴타운은 각 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모두 1만 세대 규모의 한강변 최대 아파트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강을 남쪽으로 내려다보는 ‘알짜’입지에 한남대교와 반포대교 등을 이용하면 강남구 중심까지 10분 안팎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서울 핵심지역 가운데서도 최고 입지조건을 갖춘 사업장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이 공식화되면서 300만㎡ 규모의 용산공원 조성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호재다. 대규모 공원은 주거환경부분의 점수를 높여주기 때문에 주변 아파트단지 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정비창 부지에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과 아파트 등을 세워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는 등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 힘이 실리고 있는 점도 사업장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부터 강남권에 견줄 신흥 부촌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오 사장은 취임 뒤 주택사업 확대에 힘을 실으며 재건축을 비롯해 리모델링사업에서도 수주실적을 쌓아나가고 있다.
하지만 재개발사업 실적은 아직 없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수주해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한 뒤에도 재개발사업에는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재개발사업은 단순히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이 아니라 도로, 주차장 등 교통시설과 공원 등 녹지, 학교와 문화체육시설 등 다양한 기반시설까지 함께 개선하는 사업이다.
재건축, 리모델링과 비교해 이익관계가 상대적으로 더 복잡해 조합원들의 갈등 요소도 더 많은 데다 기반시설 기부채납, 주거이전비 및 영업보상비 등 신경 쓸 문제도 훨씬 더 많다.
도시정비업계에서도 재개발사업은 ‘찐(진짜) 영업’을 해야 하는 사업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도시정비사업에서 ‘클린수주’ 방침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한다면 2010년 가재울5구역 재개발사업 뒤 12년 만에 시장에 복귀하게 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한남2구역 외에도 서울시 공공재개발 1호 사업인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에도 입찰의향서 등을 제출하며 수주전 참여를 가늠했지만 결국 본입찰에는 나서지 않았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