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재정 문제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유료화되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다수의 인구가 접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각으로 22일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모든 국민을 위한 코로나19 백신 구매 비용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5세 미만 아동의 첫 접종과 65세 이상의 부스터샷 접종을 위한 백신 물량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만 이전과 같이 모든 대상자에게 백신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는 “의회에서 1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백신을 더 구매할 수 없다”며 “이미 백신을 주문한 다른 국가 정부들과 상반되는 행보”라고 보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앞으로 코로나19 추가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더라도 백신을 무상으로 지원할 만한 정부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추가 백신 접종이 필요한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4차 부스터샷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대량의 백신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정부에서 선제적으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둬야 한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주요 제약사들은 이미 관계당국에 4차 백신 접종 긴급승인을 신청했다.
코로나19에 집단 면역력을 충분히 갖추려면 2차 부스터샷 접종도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이미 4차 백신 접종을 승인한 국가에 백신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면 미국 정부가 나중에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의 4차 백신 무상접종 여부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 실적에도 큰 변수로 꼽힌다. 그동안 미국 정부에서 주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구매했고 접종 인구 수도 많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으로 367억 달러, 모더나는 177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며 실적을 크게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백신 무상 접종을 중단하고 다른 국가들도 미국의 뒤를 따른다면 화이자가 올해 매출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CNBC에 따르면 증권사 코엔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어 추가 부스터샷 접종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모더나 목표주가를 200달러로 제시했다.
22일 미국증시에서 모더나 주가는 186.72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증권사 아거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으며 화이자 목표주가를 65달러로 제시했다. 22일 화이자 주가는 53.0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4차 접종 지원이 중단되면 주가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CNBC는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신 수요가 계속 유지될 지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전 세계의 백신 수요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