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성수 대표이사가 다시 한번 한화손해보험을 이끌게 됐다.
강 대표는 실적개선을 통해 한화손해보험이 경영관리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끌었는데 앞으로 금리 상승기에서 수익성을 방어하고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손해보험은 18일 오전 9시 서울 중구에 있는 서소문사옥 12층 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강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연임으로 강 대표는 2년 더 한화손해보험을 이끌게 됐다.
최근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 등 금융환경 급변으로 보험업계에서도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화재와 KB생명, 하나생명과 흥국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많은 보험사가 올해 대표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반면 한화그룹은 아직 한화손해보험에 강 대표의 재무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말을 끝으로 경영관리대상에서 해제되면서 경영도 정상화됐지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 건전성 유지에 신경을 쏟을 필요가 크다.
강 대표는 한화그룹 안에서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손꼽힌다. 한화건설 금융팀장을 맡았고 한화와 한화손해보험 등에서 경영기획과 재무담당 임원을 지냈다.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2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면서 지급여력비율(RBC)을 지난해 말 176.9%에서 205.33%로 높였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상품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한화손해보험은 2020년 금리하락기에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 약 4조 원 규모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바꾸었다. 금리하락으로 채권가격이 오르면 시가평가를 하는 매도가능증권에서 평가이익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금리상승기가 됐기 때문에 상황이 바뀌었다.
매도가능증권으로 채권을 재분류해 놓으면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의 평가이익으로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가격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지급여력비율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IFRS17 시행에 대비해 국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비율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험회사들은 지급여력비율을 200% 이상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새 국제회계기준은 보험부채의 평가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부채 평가액이 늘어나면서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강 대표의 앞으로 2년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추가로 6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한 만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2~3차례 더 높일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월 한화손해보험의 신용등급 전망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높이면서 “추가로 신용등급이 상향되려면 시장지위가 대폭 높아지고 재무안전성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