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대한 외신의 관심이 뜨겁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갑작스레 쓰러진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는 것은 물론 삼성에 대한 기사와 칼럼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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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글로벌기업 삼성으로서 피할 수 없지만 달갑지 않다. 최근 외신보도 속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삼성은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성공이지만 일부 근무자들은 삼성 때문에 병들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WP는 삼성에서 근무하다가 병에 걸린 피해자들의 사례를 상세히 언급했다.
WP는 삼성이 한국의 부에 공헌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지만 노동자 사이에서 희귀병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관련 이슈를 다룬 영화(또 하나의 약속)가 극장계를 강타했다며 이후 삼성이 부주의를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건희 회장이 아들 이재용 부회장에게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어 삼성은 기업 이미지가 손상되는 데 더욱 예민해졌다고 분석했다.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는 “한국에서 삼성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삼성이 이것을 감지했다”며 “희귀병 문제는 삼성의 상징이 됐고 삼성은 오만하고 완고한 기업처럼 보이기 시작했다”고 WP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에 앞서 블룸버그는 23일 “삼성공화국에 산다는 것”이라는 칼럼을 통해 한국경제가 삼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경영승계 과정에 5천만의 운명이 달렸다고 꼬집었다. WP도 이날 기사에서 삼성의 영향력은 한국 GDP의 5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삼성의 영향력이 막강하다지만 삼성은 90% 가까운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글로벌기업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전체 매출 대비 89.1%였다.
이런 상황에서 외신의 주목과 비판은 달갑지 않다. 한국에서 삼성이 ‘재벌’ 이미지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지만 아직 해외에서 단순히 글로벌 전자회사로만 보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포브스가 올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기업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10위에 올랐다. 해외에서 삼성전자의 이미지 마케팅이 성공적이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외신이 삼성을 ‘재벌’의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경영승계 과정에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백혈병 피해자 문제, 삼성 서비스센터 노조 문제 등 직면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외신들은 더욱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삼성의 미래를 가늠해 볼 잣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