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원재료 공급 차질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부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아 전기차 판매가격을 인상해야만 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중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모델3’과 ‘모델Y’ 판매가격을 약 5% 인상했다. 10일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일주일 만에 출고가격을 두 차례나 높인 것이다.
중국 모델3 가격은 3월 초까지만 해도 33만9900위안(약 6600만 원)이었는데 현재 36만7900위안(약 7144만 원)까지 뛰었다.
테슬라는 이날 미국 전기차 판매가격도 일제히 이전보다 1천~3천 달러씩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모델3 판매가격은 4만6990달러(약 5832만 원)부터 시작한다.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 CEO가 테슬라에 인플레이션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하자마자 전기차 가격을 크게 올렸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사태가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원재료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물류난 등 문제를 겪으며 인플레이션 압박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알루미늄 등 원재료 수입을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의 경제제재에 특히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 말부터 러시아에서 수백만 유로 규모의 알루미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는 현재 미국의 경제제재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테슬라가 알루미늄 주요 수입처와 거래를 할 수 없게 된 데다 알루미늄과 니켈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수출하던 광물의 공급부족 사태로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어 전기차 생산 원가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전 세계의 공급망 차질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기차 가격 상승세가 테슬라 이외 자동차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전기차기업 리비안도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어 전기차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알루미늄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 등 금속자원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해 2000년 중반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테슬라는 지난해만 전기차 가격을 12차례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가격을 높이고 있다”며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두고 있던 머스크 CEO의 꿈이 멀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증권사 웨드부시는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테슬라는 원가 상승분을 전기차 판매가격 상승으로 반영해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웨드부시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1400달러,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상회’를 유지했다.
14일 미국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64% 떨어진 766.37달러로 마감했는데 주가가 현재보다 두 배 가깝게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