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통합 생명보험사 출범을 공식화하면서 신한금융그룹과 리딩금융 경쟁에 고삐를 죄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보험자회사의 통합으로 우선 규모를 키워 놓은 뒤 앞으로 '비은행 강화'라는 그룹 전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폭적 지원을 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지주 라이벌인 신한금융지주에서 2021년 7월 통합출범한 신한라이프와 경쟁에도 관심이 몰린다.
14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자산 기준으로 그동안 푸르덴셜생명보험은 10위 경계선에, KB생명보험은 10위권 중반대에 위치해 있었는데 둘의 합병으로 7위 보험사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말 기준으로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자산 규모는 각각 26조2871억 원, 10조6346억 원이다.
단순합산때 통합 생명보험사는 37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총자산 100조 원을 훌쩍 넘기는 대형 생명보험사와 바로 대등한 경쟁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금융지주 사이 경쟁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기준 푸르덴셜생명은 전체 생명보험사 중 자산 규모 10위에 올라있다.
이번 합병으로 메트라이프생명(2021년 3분기 기준 약 24조 원), 흥국생명(약 31조 원), 동양생명(약 36조 5천억 원)을 제치고 7위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에 따라 그룹내에서 생명보험사 계열사의 입지가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말 기준으로 KB금융그룹에서 비은행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는 42.6%에 이른다.
두 보험사의 통합 이후에는 생명보험사의 자산규모가 KB증권(약 55조5천억 원), KB손해보험(41조5천억 원)에 다가가며 비은행 부문에서 중요한 계열사가 되는 만큼 KB금융그룹이 꾸준히 비은행 강화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어깨가 무거워지게 됐다.
현재 KB금융그룹에서 은행은 1~2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업계 3~5등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통합 생명보험사 역시 5위권 진입을 우선적 목표로 둘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기 몇년 전부터 생명보험사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보이면서 생명보험 부문을 키워 나간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생명보험을 KB금융그룹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꼭 보완해야 할 부문으로 봤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2021년에 순이익 3362억 원을 지주의 품에 안기면서 윤 회장의 결단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신한금융그룹의 통합 생명보험사 신한라이프와 경쟁도 관심사다.
KB금융의 통합 생명보험사가 출범하더라도 자산규모면에서는 신한라이프(약 71조 원)에는 절반 정도에 그친다.
다만 순이익 규모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신한라이프 3916억 원(오렌지라이프의 상반기 순이익 합산 때), 푸르덴셜생명 3362억 원으로 규모에 비해 차이가 크지 않아 합병 이후 순이익 경쟁에 관심이 몰린다.
두 금융지주가 모두 비은행 강화를 외치고 있으며 각기 다른 부문에서 서로 우열을 다투며 라이벌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을 키운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놓고 보면 증권 부문에서는 KB증권(5943억 원)이 신한금융투자(3208억 원)을 제쳤다.
반면 카드 부문에서는 전통의 1위인 신한카드(6750억 원)가 KB국민카드(4189억 원)을 따돌렸고 캐피털 부문에서도 신한캐피탈(2749억 원)이 KB캐피탈(2099억 원)을 앞섰다.
KB금융그룹은 두 보험회사의 통합 이후 외부영업(아웃바운드) 상담뿐 아니라 상속·노후 설계 및 가업승계 자문 등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종합자산관리를 제공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B금융그룹은 하반기 의견수렴을 거쳐 통합 보험사의 새로운 사명을 정하기로 했다.
이미 KB스타라이프, 스타라이프, KB프리미엄라이프 등 유력한 몇 개 후보에 대한 상표권을 KB국민은행의 이름으로 출원해 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