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을 합병해 수익구조가 탄탄한 사업지주회사를 만들어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9일 업계에서 박 회장이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터미널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천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62억 원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금호터미널은 전국에 20여 개의 고속버스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광주신세계백화점 부지와 광주터미널 부지도 보유하고 있다. 이 부지들을 매각하면 자산가치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박삼구 회장이다.
금호기업은 자체사업이 없는 특수목적법인(SPC)이어서 자금사정이 취약했지만 이번에 합병하면 현금 창출력을 갖추게 된다. 박 회장은 이 자금을 활용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르면 6월 안에 금호타이어 지분 42.1%에 대한 매각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지분가치는 7천억~1조 원가량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격이 정해지면 그 가격대로 가장 먼저 인수할 수 있는 권리로 자금만 뒷받침되면 쉽게 금호타이어를 되찾을 수 있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을 되찾는 과정에서 7228억 원을 썼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빌린 돈으로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은 1500억 원가량을 마련하는 데 그쳤다.
해외 타이어회사들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
금호타이어는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 미국 조지아공장도 완공되면서 북미시장에 대한 대응력도 갖췄다. 해외 타이어회사들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박 회장의 가격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호기업과 금호타이어를 합병한 데 이어 금호고속까지 합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호고속 역시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금호고속은 현재 사모펀드인 칸서스KHB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지만 금호터미널이나 금호터미널이 지정한 사람이 2년3개월 안에 주식을 되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기업과 금호타이어, 금호고속이 하나로 합쳐져 우량한 사업지주회사가 만들어질 경우 박 회장의 자금 마련이 한층 수월해 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