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위스키 브랜드인 골든블루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위스키시장의 주류였던 40도짜리가 아니라 36.5도짜리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국내 위스키시장의 침체에도 해마다 두 자릿수의 매출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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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골든블루 사장. |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의 매출은 2010년 104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4년 754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1140억 원을 거뒀다.
5년 만에 매출이 10배가량 성장했다. 올해 매출 2천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이런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윈저와 임페리얼이 양분하던 국내 위스키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지난해 위스키시장 3위에 처음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골든블루는 토종 위스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수입 양주인 윈저와 임페리얼의 양강구도를 깼다.
이 때문에 주류업계에서 골든블루가 ‘게임의 룰’을 바꿨다는 말도 나온다.
김동욱 골든블루 사장은 “최근 도수가 낮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판단해 36.5도짜리 술로 밀고 나갔는데 이 전략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도수가 낮다보니 기존 위스키와 달리 우리 제품은 혀에 착 감기며 부드럽게 넘어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골든블루의 특징은 또 있는데 경쟁 위스키회사와 달리 12년산이나 17년산과 같은 연산을 따로 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다이아몬드나 사피루스와 같은 보석 이름을 쓴다. 술병의 외관도 보석을 본따 각지게 디자인해 '젊은 술' 임을 강조한다.
김 사장은 “12년산, 17년산과 같은 분류가 위스키를 장년층이나 노년층의 술로 가두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숙성연도를 표시하지 않는 무연산 정책을 택한 것이 또 다른 성공요인”이라고 밝혔다.
골든블루는 본사가 있는 울산에 초기 마케팅을 집중한 뒤 수도권으로 북상하는 전략을 세웠는데 이 전략도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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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블루 제품 라인업. |
골든블루가 36.5도짜리 위스키로 치고 올라오는 동안 외국계 위스키회사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스코틀랜드위스키협회(SWA)가 40도 이상만 스카치위스키란 말을 쓰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낮은 도수의 트렌드에 맞는 위스키를 내놓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골든블루가 무섭게 치고올라오자 경쟁사들은 골든블루가 숙성연도가 짧은, 싼 원액을 사용해 제품을 만든 뒤 비싸게 판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골든블루 관계자는 “위스키는 연산이 아니라 맛과 향으로 평가하는 게 원칙이며 제품의 가격은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골든블루가 정한 가격에 저항이 있었다면 오늘날 국내 2위 위스키업체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공격은 기존 지위에 위협을 느껴 우리를 흠집내기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