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미국경제와 증시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급격한 물가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3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높이는 등 금리인상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증권분석지 마켓워치는 현지시각으로 24일 증권가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더 큰 무력충돌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미국경제에 큰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에 석유 및 천연가스를 크게 의존하는 유럽에는 상대적으로 큰 타격이 이어질 수 있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의존이 낮아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무역 측면에서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맺고 있는 관계는 깊지 않다”며 “유럽과 비교해 제한적 수준의 영향을 받는 데 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석유 및 천연가스, 광물 등 원재료 수출이 어려워지면 이미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더 힘을 받을 공산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준 위원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파악하는 데 촉각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을 안게 됐다고 바라봤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수준이 0.35%포인트,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0.1%포인트 정도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BMO캐피털마켓도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 경제 자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금융정책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추진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3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인 0.25%포인트에서 두 배로 높아지는 것이다.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은 곧 미국 경제성장률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BMO캐피털마켓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럽 경제에 미치는 타격의 정도에 따라 미국 연준도 이에 대응하는 적극적 금리인상 정책을 쓰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빌애덤스 등 투자기관은 마켓워치를 통해 연준의 3월 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세계 경제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올리는 일은 실패한 금융정책으로 남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증권사 UBS 분석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경제가 받을 영향은 결국 미국이 이번 사태에 얼마나 깊이 개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유가 상승폭이 얼마나 커질지도 변수”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