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우수한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 발전에 힘입어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외국언론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5일 “
문재인 대통령은 그가 스스로 제시했던 높은 기준치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며 “그러나 그의 업적을 평가하는 데 이런 요소는 거의 상관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문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에서 앞세웠던 정치권력과 재벌기업 사이 정경유착 해소, 청와대 이전, 북한과 평화체제 구축 등과 같은 과제를 하나도 이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집값 상승과 취업난 지속, 북한의 무력도발 확대 등이
문재인 정부에서 나타난 부정적 결과로 꼽혔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문재인 정부가 우수한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한국 문화산업 경쟁력 강화, 민주주의 강화 등 업적으로 더 크게 기억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데 이런 업적들이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확산에도 인구 수 대비 사망률을 OECD 국가 최저수준으로 유지하고 대대적 경제 봉쇄나 의료 붕괴사태를 막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21년 초부터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점도
문재인 정부의 긍정적 성과로 꼽혔다.
한국에서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되고 백신 접종률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점도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 대응 덕분으로 평가됐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는 ‘워라밸’ 문화가 한국 전반에 확산된 점도 업적 가운데 하나로 포함됐다.
물론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성과가 문 대통령 혼자 이뤄낸 것이 아니라 거대 여당의 지원 덕분이라고 바라봤다.
반면 성별 또는 성적 지향성에 따른 차별, 동성혼 등 문제에 거의 대응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관련자들이 성추문 스캔들에 연루됐던 점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문 대통령의 임기 동안 한국 문화산업이 크게 발전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 것도 그의 업적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결국 평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하면서 한국 문화경쟁력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봉준호 감독이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고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자본주의를 적극 비판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아래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에서 묘사한 세상이 결국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변화를 이뤄내기까지 아직 먼 길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