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올해 국내 건설업황 호황에 따른 철근 수요 증가로 실적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건설 투자가 늘고 건설 수주도 역대 최대 수준인 데다 2분기 철근가격 인상도 가능해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2일 건자재시장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철근 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은 2분기부터 철근가격을 산정할 때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뿐 아니라 전기요금 등 기타 비용을 포함시킬 계획을 세운 만큼 철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철근을 제조할 때 전기로를 이용하는데 그동안은 철스크랩 가격에 비례해 철근가격을 산정해왔다.
하지만 올해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된 만큼 철강사들은 이를 철근 가격에 전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국내 철근시장이 공급자 우위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철강사들의 전기요금을 포함한 가격 산정 방식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국전력공사는 2022년에 적용할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확정했는데 2022년 4월과 10월 등 2회에 걸쳐 전기요금을 각각 1kWh당 4.9원씩 모두 1kWh당 9.8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국내 철근은 고철을 기반으로 제작돼 철근가격은 국제 철강가격에 영향을 받는 강판이나 후판과 달리 국내 철스크랩 가격과 더불어 건설경기 등에 주로 영향을 받는다.
국내 철근 공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으로서는 철근사업이 올해 실적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철근 공급량 가운데 현대제철이 335만 t, 동국제강이 275만 t으로 두 회사의 합산 공급량은 국내 전체 공급량의 67%에 이른다.
더구나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서 철근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아 철근가격 강세가 두 회사의 매출 확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철근을 포함한 봉형강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현대제철도 전체 판매량을 기준으로 봉형강 판매량이 지난해 기준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동국제강 올해 연결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0.33% 증가한 매출 7조9883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제철도 25조8602억 원으로 2021년보다 13.17% 증가한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 공공부문 예산을 포함해 전체 건설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철근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건설 투자는 2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3.1%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건설 수주규모도 공공주택 사업 등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214조 8천억 원에 이른다. 2021년과 비교해 0.2% 늘어나는 수준으로 명목 금액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철근가격이 떨어진 만한 요인은 없다”며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지난해보다는 증가하고 있어 추후에 가격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징조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