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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반값아파트 암초, SH가 점찍은 구룡마을 놓고 민주당 개발 공약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2-02-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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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반값아파트 암초, SH가 점찍은 구룡마을 놓고 민주당 개발 공약
▲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 현장의 모습. 사진 왼쪽 아래가 구룡마을이다. <연합뉴스>
반값 아파트 공급을 약속한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서울주택도시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을 새로운 주택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이 지역 개발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더욱 복잡해졌다.

구룡마을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촌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도시개발사업 시행사를 맡아 주택 건설을 추진 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준비를 위한 개발로 발생한 철거민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마을인데 이후 꾸준히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선 임기 중인 2011년 공영개발 방식을 통한 개발계획이 확정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후 서울시장의 교체와 개발방식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 사이 갈등, 보상 관련 주민들의 반발 등이 얽히면서 현재까지 구룡마을 개발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에 마지막 남은 주택개발 부지인 만큼 서울 내 주택공급 대책이 논의될 때마다 후보지로 꼽혀 왔다.

김 사장 역시 자신의 핵심정책인 ‘반값 아파트’를 공급할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구룡마을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구룡마을 부지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안과 관련해 사업성 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 15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 구룡마을 개발을 들고 나오면서 도리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구룡마을 부지의 개발계획을 놓고 용적률은 기존 250%에서 500%로 상향하고 주택공급량도 기존 2800여 가구에서 1만2천 가구로 늘리는 등 개발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김 사장으로서는 민주당의 방안에 따라 구룡마을 개발 규모가 확대되면 개발방식과 개발주체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현재 구룡마을 개발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해 6월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인가 및 고시한 바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고시된 계획에 따라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구룡마을 개발사업과 관련해 현재 보상계획 마련을 위한 준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방안대로 구룡마을이 개발되려면 기존 서울시의 개발계획을 바꿔야 하고 서울시장의 동의가 필요하다.

서울 내 주택공급 문제가 오 시장은 물론 여야 사이 주요 쟁점 현안이라는 점과 오 시장도 3선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구룡마을 개발계획을 인가 및 고시하는 등 주택공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오 시장이 민주당의 개발계획에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 시장의 동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가져오거나 구룡마을 부지를 도심복합사업지구로 지정하는 등 정부가 주도하는 개발사업으로 바꾸는 방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의 전폭적 지원으로 서울주택공사 사장이 된 김 사장으로서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패하거나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정부 주도로 넘어가면 구룡마을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 이번 구룡마을 개발 공약과 관련해 개발주체로 토지주택공사(LH)를 제시하는 등 강도 높은 압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김 사장에게 더욱 부담이다.

특히 민주당은 구룡마을 부지의 용적률을 500%로 늘리기 위해 제도를 바꾸겠다는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현행법상 일반주거지역은 1, 2, 3종 세 가지로 구분되며 가장 개발밀도가 높은 3종 일반주거지역에는 층수 제한이 없고 최대 용적률이 300%까지 허용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구룡마을 개발 관련 공약을 발표하면서 “주택공급 규모를 늘리기 위해 개발부지를 최대한 확대하고 500% 용적률을 위해 4종 일반주거지역을 신설 및 종상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시, 강남구, 주민 사이 이해관계가 얽혀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까지 새로 가세하면 구룡마을 개발사업의 추진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민주당의 방안은 아직 공약으로 서울시 등과 구체적으로 진행된 내용이 없다”며 “앞으로 논의가 진척돼 정부와 서울시 등 사이에서 협의가 진행된다면 서울주택도시공사도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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