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2-15 13: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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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주력인 바이오화장품사업이 대폭 위축된 만큼 코로나19 치료제로 탈출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로고.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CP-COV03의 임상1상을 마치고 보건당국의 임상2상 시험계획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2상과 별도로 치료제의 조기 상업화를 위한 절차도 밟는다.
임상2상이 승인되는 대로 이르면 3월까지 CP-COV03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로 했다. CP-COV03의 연구결과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CP-COV03은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를 코로나19 치료 용도로 새롭게 개발한 약물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임상2상에 앞서 CP-COV03의 최적 투여용량과 투여방법을 찾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CP-COV03을 5일 동안 반복투여했을 때 무독성용량 한도(NOAEL) 안에서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증식을 99% 이상 억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인체에 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충분히 치료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CP-COV03의 임상1상 결과도 긍정적이다. 기반 약물인 니클로사마이드보다 5배가량 높은 생체이용률을 보여 니클로사마이드의 단점인 낮은 흡수율을 해소했다. 생체이용률은 약물 성분이 인체로 흡수되는 정도를 가리킨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CP-COV03의 향후 수요에 대비한 생산능력을 마련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6월 유영제약과 CP-COV03 위수탁 제조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2월 동국제약과도 치료제 생산 및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긴급사용승인으로 CP-COV03 수요가 급증할 경우 동국제약이 유영제약과 함께 치료제 완제품 생산이나 원료 공급을 하게 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현대전자로부터 분사한 기업이다. 2012년 바이오사업을 시작한 뒤 2018년 모니터를 비롯한 IT사업을 중단해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바이오화장품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바이오화장품사업 실적이 급격히 위축됐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CP-COV03가 상용화하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책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를 통해 “CP-COV03은 동물실험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이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보다 우수한 효능과 약물 안전성을 입증했다”며 “가격경쟁력도 뛰어난 만큼 코로나19 팬데믹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