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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변수에 국내 증시 불확실성 커져, 외국인은 오히려 샀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2-15 12: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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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변수에 국내 증시 불확실성 커져, 외국인은 오히려 샀다
▲ 2월9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종목.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캡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국내 증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변수에 민감한 외국인투자자들은 1월에는 빠져나갔으나 2월 들어서는 국내 증시에서 오히려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양할 필요 있다고 바라본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2월 들어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2천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1월 3조6천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으나 2월 매수세로 돌아섰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인데도 국내 주식을 더욱 많이 사들인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는 9일부터 14일까지 4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1조5천억 원에 이른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5850억 원), 삼성전자(3359억 원) 등 반도체주와 우리금융지주(2037억 원), KB금융(1396억 원), 하나금융지주(1283억 원) 등 금융주를 집중 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데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증시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세계각국의 지정학적 위험요인뿐 아니라 국내외 금리와 환율, 유가 등 수많은 변수들을 고려해 국내 투자를 결정한다.

그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시장을 떠나는 등 대외변수에 국내 투자자들보다 더욱 민감히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서방국가와 협상에 나설 의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국가들도 사태 진화를 위해 관련 당사자들 사이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플레 고착화 가능성, 경제 제재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 등 각 대륙 간 실익을 고려했을 때 전쟁이 현실화할 확률은 낮다”고 바라봤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한 뉴스에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관련 오보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무력충돌로 이어지더라도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변수에 국내 증시 불확실성 커져, 외국인은 오히려 샀다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례와 유사한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됐던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대부분의 사례는 중장기적 증시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순히 증시 방향성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 넘게 급락했는데 31거래일 만에 하락분을 모두 회복했다.

S&P500은 2020년 이란 군부의 실세 사령관이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을 때와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을 때도 크게 흔들렸는데 당시에도 각각 5거래일과 3거래일 만에 주가를 회복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과거 2014년 크림반도 사태와 그에 따른 서구권의 러시아 제재 상황을 보면 국내 증시 지수가 일시적 변동성을 키웠을 뿐 대세 하락을 보이지는 않았다”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가능성보다는 유가가 국내 증시에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험을 낮게 보는 상황에서 변수는 여전히 유가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지 않는 현 시점에서는 유가 시나리오에 따른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14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53%(2.36달러) 오른 배럴당 95.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월 들어서만 8.29% 올랐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8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15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날보다 각각 0.29%(7.97포인트) 오른 2712.45, 0.33%(2.83포인트) 오른 855.62에 장을 출발했다. 이후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하며 코스피는 2700선, 코스닥은 850선을 놓고 줄타기를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은 날짜로 16일을 지목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15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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