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차량용 소프트웨어 '카플레이' 이미지. |
애플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만1천 km에 이르는 시범주행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글 웨이모와 GM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애플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출시가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테크타임즈 등 IT전문지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캘리포니아 교통당국(DMV)의 허가를 받아 모두 35대의 자율주행차 시범주행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기존 완성차에 적용한 형태의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며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DMV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 GM, 리프트, 구글 웨이모, 중국 디디추싱, 메르세데스벤츠, 퀄컴, 토요타, 죽스 등 여러 업체가 지난해 허가를 받아 캘리포니아에서 시범운행을 진행했다.
캘리포니아 교통당국은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운행하는 자율주행차 대수와 주행거리, 오류가 발생한 횟수와 내용 등을 기록하고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35대의 자율주행차로 모두 1만3272마일(약 2만1359km) 거리를 시범주행하며 기술을 테스트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한 37대 가운데 2대의 차량은 운행하지 않았다.
이는 애플과 자율주행 분야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요 경쟁사와 비교해 크게 뒤처지는 수준으로 집계된다.
구글 계열 자율주행 전문회사 웨이모는 지난해만 232만5843마일을 주행했고 모두 693대의 자율주행차를 시범운행했다. 주행거리가 애플의 약 175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GM 계열 자율주행회사 크루즈의 작년 주행거리는 87만6105마일, 차량 대수는 138대고 죽스와 오톡스테크놀로지 등 스타트업의 주행거리도 애플을 크게 넘어섰다.
테슬라는 교통당국 허가를 받고 시범주행을 하는 대신 이미 판매되는 전기차에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하고 사용자들이 이를 시범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애플이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 기반 자율주행차를 경쟁사보다 훨씬 적게 테스트한 점을 두고 기술이 아직 충분한 수준까지 발전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시범주행 과정에서 애플은 모두 662건의 오류를 겪었고 대부분이 지도 오류로 발생한 문제였지만 이 가운데 교통신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의 치명적 오류도 발견됐다.
애플은 아직 자체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 계획을 정식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에 공개된 것과 같은 자료를 통해 꾸준히 자율주행차를 개발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카 출시 시기를 수 년 뒤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자율주행 시범운행 결과를 보면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해 자율주행차 출시 시기가 크게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이르면 2024년 애플카를 선보일 수도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출시 시기를 두고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