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에서 김 회장 체제가 본격적으로 구축된 시점은 2014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초대 회장이 고문에서 물러난 시점과도 맞물린다.
김 회장은 첫 번째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상황에서 대폭의 물갈이 인사를 실시했다. 교체 대상자는 모두 김승유 초대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김승유 초대 회장이 고문에서 물러나는 시점에 ‘김승유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한 것이라는 분석이 당시 금융권에서 나왔다.
김 회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던 윤용로 당시 외환은행장까지 물러나면서 김 회장의 친정체제는 강화됐고 김 회장은 2015년 3월 첫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그 뒤 조직 장악력을 바탕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 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김 회장은 은행의 수익성을 하루빨리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2014년 7월부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합병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조기 통합을 반대하던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상대로 직접 협상에 나서 고용보장과 외환은행의 정체성 유지 등을 제시하며 노조의 마음을 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통합협상을 총괄 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 대한민국 협상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KEB하나은행은 2015년 9월1일 출범했다. 김 회장의 리더십이 없었으면 이렇게 빠른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 하나금융그룹의 실질적 성장 이끌어
김승유 초대 회장이 하나금융그룹의 덩치를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실질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된다.
김 회장은 금융산업의 환경 변화에 따라 비은행 부문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 사업구조 다변화, 디지털 전환 등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지주 순이익은 김 회장 취임 전인 2011년 1조3030억 원에서 2021년 3조5261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2018년부터 4년 동안 역대 최대 순이익을 이어가며 2021년 마침내 하나금융그룹에서도 ‘순이익 3조 시대’가 열렸다.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도 크게 성장했다.
김 회장은 2014년에 비은행 비중을 2025년 30%까지 높이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는데 2020년에 이 목표를 달성했다. 예정보다 5년 일찍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020년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34.3%까지 확대했다. 2021년 비은행 부문의 이익 비중은 35.7%로 2020년보다도 1.4%포인트 높아졌다.
하나금융그룹 안팎에서는 비은행 부문 강화가 실질적으로 성과를 보게 된 것에는 김 회장의 결단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하나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투자는 김 회장의 결단력이 없으면 불가능했다고 본다”며 “단순히 은행에 투자하면 단기적으로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 것이었지만 중장기적으로 내다보고 비은행 부문을 지원한 것이 성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