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2-02-10 16: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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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 제조기업 만도가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도는 글로벌 시장 가운데 전기차를 앞세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조성현 만도 대표이사 총괄사장.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철강, 비철금속, 합성수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올해도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도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원부자재 가격 부담 등에 따른 비우호적 영업환경 때문이다"며 "이런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과거 동일 물량 대비 수익성을 향한 눈높이를 일부분 낮춰야 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레피니티브 CRB지수는 지난해 12월1일 3669.98포인트에서 2월9일 4288.27포인트로 16%나 급등했다.
만도는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의 부품별 계약 관행 상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 단가 조정이 쉽지 않아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앞서 만도는 원자재 가격이 뛰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좋은 실적을 냈다.
만도의 지난해 상반기 분기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폭을 보면 1분기 288%, 2분기 47% 등이다. 반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만도는 4분기 실적도 매출은 3분기에 비해 19.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일회성 비용 113억 원을 제외해도 영업이익이 15%가량 빠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셈이다.
만도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업황 악화에 대응해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기차용 부품은 원가 비중은 낮고 내연기관차 부품 대비 단가가 최소 40%에서 최대 500%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적게 받는 수익성 높은 제품이라는 뜻이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 성장세가 가파른 시장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7일 발표한 '2021년 전기차 판매 실적 및 시장동향'을 보면 2021년 중국에서 전기차 271만7937대가 판매됐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472만 대)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2020년 대비 2021년 판매량 성장률도 158%로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만도 실적을 봐도 중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만도의 지역별 매출을 보면 국내 8290억 원, 중국 5226억 원, 미국 2579억 원, 인도 1340억 원 등이다.
중국 매출은 2020년 4분기보다 17.0% 늘었다. 미국도 3.5% 증가했지만 한국(-8.9%)과 인도 및 유럽(-14.4%)은 감소했다. 만도에게 중국 시장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만도는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배구조 변경도 준비하고 있다.
만도는 9일 이사회를 열고 종속회사 만도차이나홀딩스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만도차이나홀딩스는 만도의 중국법인으로 베이징, 텐진, 충칭, 선양 등 7곳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만도가 만도차이나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 중국 사업을 직접 운영하게돼 빠른 의사결정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도는 “이번 합병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 발생을 줄이고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