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까?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7월 면세점사업에 도전했다 쓴잔을 마셨는데 이번에 정부가 추가로 서울 시내면세점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재도전 기회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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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이 상반기 안에 있을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서울 시내면세점 4곳을 추가로 허용하고 5월 말∼6월 초까지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공고를 내기로 했다. 특허신청 공고기간은 4개월이며 이후 2개월 동안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올해 연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끝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의존비중이 높은데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완다그룹과 손잡고 중국인 VIP관광객도 유치하고 있다”며 “지난해 만들어진 면세점법인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 점도 면세점사업에 재도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과 완다그룹은 2월에 50대 50의 지분율로 합작여행사를 만들고 중국 VIP 고객들을 상대로 차별화된 한국 여행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 합작여행법인을 세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법인 설립 전인 2월부터 업무를 시작해 VIP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시내면세점 입찰에 뛰어들면서 면세점 법인 ‘이랜드면세점’을 만들었는데 면세점 특허획득에 실패한 뒤에도 이 법인을 해체하지 않고 남겨뒀다.
이랜드그룹이 시내면세점에 재도전할 경우 입지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홍익대학교 부근의 서교자이갤러리 부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홍대 일대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데다 서부권 입점을 통해 기존 면세점과 입지 차별화를 강조 할 수 있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경우 지난해와 같은 입지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연결기준의 차입금이 4조3486억 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이 371.7%나 된다.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킴스클럽 매각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랜드리테일과 중국법인의 상장을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킴스클럽 매각작업이 5월안에 마무리 된다고 해도 인수대금이 들어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 부채비율이 낮아졌다고 바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신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면세점사업 재도전에 관한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내부검토가 필요한 단계로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지금 이랜드그룹에게 대규모 투자가 전제되는 신규사업이 우선순위는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