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규 LS전선 최고경영자(CEO) 부사장이 LS전선의 주요 무대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LS전선은 베트남에 이어 세계 인구 4위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태양광, 풍력케이블 등 친환경케이블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위상을 다진다면 이를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시장 확대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최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2024년 수도를 기존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의 동칼리만탄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만큼 새 수도의 전력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4년 수도 이전 작업을 시작해 2045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새로운 수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324억 달러(39조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LS전선은 26일 준공한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LSAGI의 전력케이블 생산시설을 앞세워 인도네시아 내 전력시장에서 입지를 키우면서 새 수도의 전력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사업 확대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구 부사장은 2021년 LS엠트론 CEO를 맡았을 때 인도네시아 법인을 거점으로 활발하게 현지 영업을 펼쳤던 만큼 전력케이블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쌓아둔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LS전선은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10위권인 아르타그라하그룹과 손잡고 3대 1의 비율로 합작해 LSAGI를 설립했다. 그런 만큼 구 부사장은 인도네시아 전력시장에서 안착하는 데 아르타그라하그룹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021년 12월 발간한 ‘인도네시아 신재생에너지 전력 발전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가 인구 2억8천만 명으로 세계 4위 인구대국인 만큼 앞으로 10년 동안 전력 소비량은 연평균 4% 이상씩 증가할 것으로 바라봤다.
반면 인도네시아의 전력보급률은 주변 아세안 국가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력인프라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LS전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준공을 마친 LSAG에서 이미 전력케이블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력케이블의 품질경쟁력을 앞세워 인도네시아 전력시장 입지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선업계에서는 LS전선이 LSAGI에서 우선 전력 송배전용 가공 전선과 빌딩, 플랜트용 저압(LV)전선 등을 생산하기로 했지만 향후 인도네시아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확대되면 태양광케이블, 풍력케이블 등으로 분야를 넓힐 가능성이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세워둬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전력공사는 최근 동남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소도 짓고 있어 앞으로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인프라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LS전선은 베트남, 인도, 미얀마 등에 전력케이블 생산법인 거점을 두고 동남아시아를 핵심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다. LS전선은 전체 매출의 약 50~6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데 이 가운데 90% 가량이 아세안과 중동 등에서 나온다.
이에 머물지 않고 LS전선은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전력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아세안과 중동 등에서 태양광과 풍력케이블 사업실적을 꾸준히 쌓으면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에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LS전선은 최근 미국에서 3550억원 규모의 해상풍력 케이블을 수주했는데 추가 수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많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해상풍력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어 LS전선의 추가 수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바라봤다.
구본규 부사장은 해외사업경험이 풍부해 LS전선의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은 올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 부사장은 2007년 LS전선의 미국법인에 처음 입사해 3년 동안 일했고 LS일렉트릭에서도 글로벌전략팀, 해외사업부 등 해외사업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