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차륜형대공포 비호2 수출을 추진한다.
아랍에미리트(UAE)에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의 수출이 최근 성사되면서 한국 방위산업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여세를 몰아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에서도 '방산한류'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30일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의 방산물자 도입과 관련한 협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방산물자 수출과 관련된 논의를 긴밀히 협의하면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한화디펜스의 비호2를 비롯한 한화그룹 방산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호2는 한화디펜스가 해외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고성능 복합대공화기다. 30mm 자주대공포(비호)에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인 신궁을 포탑 양쪽에 부착한 '비호복합'과 비교해 탐지추적능력과 화력을 대폭 증대시켰다.
특히 비호2에는 모듈화 설계를 통해 무장선택을 옵션화해 고객의 요구를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무인포탑을 통해 30mm 또는 40mm 기관포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이 기관포는 공중에서 폭발하는 공중파편탄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 위협이 증대되고 있는 소형 무인기(드론)는 물론 적 장갑차 등을 파괴할 수 있는 유효한 무기로 꼽힌다.
최근 중동에서는 이슬람국가(IS)의 몰락으로 테러집단의 본거지가 함락되면서 산발적인 테러활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테러집단이 정상국가와 비대칭적 전투력을 만회하기 위해 소형 무인기를 통한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서방세계에 대한 안보의존도를 낮추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국방기술품질연구원은 파악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을 통해 방위산업 물자를 현지에서 생산해 궁극적으로 2030년까지 군사장비 지출의 50% 이상을 자국에서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화디펜스의 비호2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디펜스는 올해 1월17일 한화시스템 및 LIG넥스원과 함께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를 수출에 성공했다. 약 4조원 규모로 방산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구체적으로 각 회사별 수출성과를 살펴보면 미사일 체계를 종합적으로 담당한 LIG넥스원이 2조6천억 원, 다기능레이다(MFR) 체계를 맡은 한화시스템이 1조3천억 원, 발사대를 개발한 한화디펜스가 3900억 원에 수주했다.
또한 한화디펜스는 현재 호주 육군이 진행하는 차세대 전투장갑차 도입사업인 랜드400페이즈3에서 최종후보자리를 두고 독일의 라인메탈디펜스와 경쟁하고 있다.
랜드400페이즈3은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 및 계열차량 10종 등 모두 450여 대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비는 8조~12조 원으로 장갑차에만 6조 원이 편성됐다.
호주 육군은 '랜드400페이즈3' 일환으로 한화디펜스의 차세대 전투장갑차인 레드백 시제품 3대를 놓고 화력과 기동, 정비·수송 등의 최종 시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디펜스의 레드백은 K21 장갑차를 개량한 장갑차로 독일의 경쟁전차인 링스(Lynx)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앞서 있다는 시선이 많다.
한화디펜스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호2를, 호주에서 레드백을 수출하는데 성공하게 되면 아랍에미리트에서 본격화한 ‘방산한류’를 이어가는 셈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최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2021년 처음으로 방산수입보다 방산수출이 늘었다는 점을 밝히면서 방산분야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박 수석은 “2007년만 해도 한국이 방산수출로는 세계 20위권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세계 6위의 방산수출국이 된 점은 의미가 크다”며 올해도 방산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