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9년 말 기준으로 점유율이 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6~18%로 확대돼 3위인 신세계면세점과 점유율 차이가 4%포인트 안팎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긴 데다가 코로나19 이후에는 면세점 업계의 업황 회복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면세점 사업자들의 관심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면세점 사업에서 코로나19 이전에 매출 규모 세계 1위였던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영업장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인데 지난해 진행된 김포공항,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에 불참하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세계 3대 명품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루이비통이 한국에서 중국 보따리상에 의한 브랜드 가치 훼손을 이유로 시내 면세점을 정리하고 공항 면세점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 역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루이비통은 이미 지난 1일부터 롯데면세점 제주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15일 영국의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는 루이비통이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모든 시내 면세점에서 철수하고 인천국제공항에 두 번째 매장을 열 계획을 세워뒀다는 보도도 나왔다.
루이비통이 속한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에 디올, 펜디, 지방시 등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속해 있는 만큼 한국에서 시내 면세점 철수 전략은 루이비통 그룹 내 다른 브랜드로 옮겨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시선이 면세점 업계에서 나온다.
면세점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품목이 해외 명품인 만큼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로서는 명품 브랜드의 공항 면세점 집중 전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43년 만에 면세점 구매한도가 폐지된다. 공항 면세점에서 명품 소비가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의 사업자 선정은 올해 하반기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당장은 오미크론 확산 등 국내 방역 상황에 변화가 없는 만큼 면세점 입찰 계획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공항 이용객 수 회복 등 상황을 고려해 입찰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