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화국’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해외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이 삼성그룹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현실을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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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블룸버그는 23일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쓴 '삼성공화국에서 산다는 것(Living in the Rebublic of Samsung)'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페섹은 삼성(Samsung)이 한국(Korea)을 대신하고 있다는 의미로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을 쓰면서 삼성의 경영승계에 한국의 미래가 달린 상황을 비판했다.
페섹은 “이재용 부회장이 한국 최고의 희망이자 최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삼성 이건희 회장이 긴급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후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언론의 관심이 쏠린다”며 “5천만 명의 운명이 가족 드라마에 달려있는 것은 불운”이라고 말했다.
페섹은 우리나라 경제의 대기업 쏠림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5대 대기업이 한국 GDP의 3분의2를 차지하지만 삼성이 그 중 최고”라며 “만약 삼성이 내일 문을 닫으면 한국 GDP의 25%가 사라진다”고 했다.
페섹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일의 순서가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재벌이 더욱 문제라는 것이다. 페섹은 그러나 “박 대통령은 오래된 체제에 도전하기를 주저한다”며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독재자 박정희가 만든 경제 모델을 해체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페섹은 또 국민들이 재벌에 대해 애증의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을 박 대통령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은 재벌이 국가를 과거시대로 회귀시키는 것을 알면서도 삼성, 현대, LG 등의 세계적인 대기업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페섹은 “박 대통령이 상호출자제한기업과 그 기업들의 내부거래를 단속하면서도 경제성장을 위해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대기업에 더욱 단호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삼성에 대한 해외의 시각이 반드시 비판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삼성전자의 이미지는 해외에서 더욱 좋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기업’ 순위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공동 10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008년 196위였지만 2011년 43위, 2012년 21위, 2013년 16위로 차츰 순위가 높아졌다. 10위권에 든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조사가 이뤄진 15개 나라 중 10개 국가에서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삼성전자는 BMW와 함께 가장 많은 국가에서 10위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