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역행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증권가 속설대로 1분기 실적 기대가 주가에 이미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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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 주가는 28일 전일보다 2.69%(3만5천 원) 하락한 126만5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LG전자 주가도 전일과 같은 5만8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이 전기전자 업종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매출 49조7800억 원, 영업이익 6조6800억 원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5.6%, 11.65% 늘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발표를 앞두고 사흘째 상승세를 탔으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소폭 하락해 장을 마쳤다. 실적 기대감이 선반영되고 실적발표가 나오자 차익실현 매출이 쏟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와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 일정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11조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계획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3월29일부터 4월28일까지 모두 2조9895억 원 규모로 보통주 210만 주, 종류주 53만 주를 장내매수해 소각하고 5월에도 추가적으로 약 3조 원 규모로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당장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29일 발표가 나온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138만3천 원까지 뛰어오르기도 했으나 그뒤 120만~130만 원 사이에서 머물고 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주가에 깜짝 실적과 자사주 매입·소각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 2분기 실적 불확실성을 들고 있다.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1분기 실적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1분기에 갤럭시S7과 원화약세로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였지만 호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라 IM부문 수익성이 재차 하락해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불확실성도 삼성전자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처리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LG전자 주가도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3621억 원, 영업이익 5052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5.5% 증가했다.
LG전자는 11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기대이상의 성적을 내놨지만 그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증권사들은 LG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을 밝게 보는 편이다. 새 스마트폰 G5의 판매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MC사업부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MC사업부는 1분기에 영업손실 2022억 원을 내며 지난해 3분기 이후 연속 적자행진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