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RV(레저용차량) 라인업 때문에 1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RV 라인업은 판매량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규모에도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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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가 2015년 9월 독일에서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신형 스포티지를 선보이고 있다. |
28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1분기 실적을 보면 현대차는 2010년 4분기 이후 가장 적은 영업이익을 낸 반면 기아차는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두 회사가 모두 경기침체로 고전했고 미국에서는 두 회사 모두 선전했다.
그러나 내수와 유럽에서 두 회사의 실적이 엇갈렸다.
기아차의 1분기 내수 판매량은 12만7천여 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1.4% 늘었다. 유럽 판매량은 11만1천여 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1%나 늘었다.
1분기에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은 3.7%, 유럽 판매량은 5.5%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아차의 유럽 판매는 스포티지가 이끌었다.
스포티지는 유럽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3월에만 1만8천여 대가 팔렸다. 현대차가 39년 전 유럽에 진출한 뒤 현대기아차가 유럽에 선보인 단일모델 가운데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다.
기아차의 내수 판매도 쏘렌토, 스포티지, 모하비 등이 이끌었다.
기아차는 내수에서 현대차가 판매하고 있지 않은 미니밴 카니발을 포함해 모두 5종의 RV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기아차는 1분기에 내수에서 모두 5만3천여 대의 RV를 팔았다.
1분기에 쏘렌토는 2만여 대, 스포티지는 1만3천여 대, 카니발은 1만6천여 대, 모하비는 3천여 대 팔렸다. 5종 가운데 카렌스를 제외한 대부분 차종이 국산차 판매 상위권에 자리잡으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1분기에 현대차는 투싼, 싼타페, 맥스크루즈를 합쳐 모두 3만4천여 대의 RV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RV 라인업의 차이는 영업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RV는 대당 판매단가가 비싸고 수익성도 좋다.
특히 국산차 가운데 유일하게 고급 SUV를 표방하는 모하비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뒤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다시 쓰며 기아차의 실적을 이끌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에 이른바 돈 되는 차들의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내수에서 평균 판매단가가 2280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5% 증가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