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공공재개발 1호가 될 수 있는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에 도전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공재개발 사업으로 좋은 입지만큼이나 상징성이 큰 곳이다. 다만 삼성물산과 GS건설도 수주전 참여 움직임이 있어 3파전이 벌어질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21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재개발을 놓고 대우건설과 GS건설, 삼성물산이 물밑에서 움직이면서 치열한 수주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사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것이 입찰 참여까지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입찰 참여를 확정하지도 않은 상황이고 이는 다른 건설사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사업에 관해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흑석2구역 지역은 지난해 1월 서울 영등포구 양평13구역, 양평1구역 등과 함께 정부에서 추진할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됐다. 이 지역은 한강변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 교통 여건이 우수해 공공재개발 사업지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공공재개발·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사업시행자로서 단독·대행·공동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용적률 완화 및 인허가 절차 단축 등 혜택을 주는 대신 주민들 동의를 받아 일정 물량을 공공임대 등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번 사업 시행사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오는 4월19일 입찰을 마감하고 재개발을 통해 지하 7층~지상 49층, 1216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대우건설은 공공재개발이지만 사업성이 낮지 않고 오히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시행사인 만큼 인허가 등 절차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는 점에서 입찰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도 공공재개발·재건축사업에 용적률·층고 상향 등 혜택을 주며 사업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이번 수주전에 뛰어든다고 해서 성공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입찰에 참여해 겨룰 경우 객관적으로 전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볼 만 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GS건설을 상대로 2017년 과천주공1단지(현 과천푸루지오써밋)와 2021년 과천주공5단지(현 서밋 마에스트로) 수주에 성공한 적이 있다.
백 내정자는 2017년에 과천주공1단지 사업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실무진 의견을 적극 수용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이어 2021년 과천주공5단지 수주전 때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에 압도적 조건으로 과천 아파트 시세를 이끌 대표 단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수주전을 진두지휘했다.
백 내정자는 이번에 흑석2구역 수주에 성공한다면 2020년 삼성물산에게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를 내줬던 것도 설욕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당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52%의 표를 얻어 대우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48%를 얻어 분루를 삼켜야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