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의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재원을 늘릴 필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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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6월로 예정했던 출자회사관리위원회 일정을 5월로 당겨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회사관리위원회는 산업은행의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전담하는 기구다. 이 위원회는 3월에 열린 첫 회의에서 올해 비금융자회사의 매각 목표를 36개에서 46개로 늘렸다.
이 회장은 정부 방침에 발맞춰 비금융자회사 매각으로 구조조정 재원을 확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제3차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을 논의하는 동시에 자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등 자구노력도 함께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지엠, 대우조선해양, 아진피앤피, 원일티엔아이 등 대형 비금융자회사의 매각도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산은캐피탈 매각입찰을 진행하는 등 금융자회사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DB생명도 올해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부실 자회사를 매각하면 자본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전체 수익을 늘리는 면에서도 자회사를 빨리 매각하는 쪽이 이득”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14.28%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평균치 14.85%와 엇비슷하지만 산업은행에서 취약업종 기업에 거액의 자금을 빌려준 점을 감안해 자기자본비율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산업은행은 조선과 해운업종 기업들을 상대로 약 8조3800억 원 규모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떠안고 있다. 이 때문에 3개월 이상 만기를 넘긴 대출 부실채권 규모도 현재 7조3269억 원에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