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수주잔량을 기준으로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의 조선소가 선박 수주잔량 부문에서 전 세계 1~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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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3월 말 기준으로 118척, 782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수주잔량을 보유해 전 세계 1위를 유지했다. 2014년 11월 수주잔량 1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1위를 내주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2년반 정도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 조선소 가운데 가장 여유가 있다”며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내며 시련을 겪었지만 올해 세계 최고 조선업체에 걸맞은 위상을 찾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3월 말 기준으로 95척, 450만CGT의 수주잔량을 보유해 2위를 차지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81척, 439만CGT)와 현대삼호중공업(84척, 341만CGT)이 뒤를 이었다.
중국 상하이 와이가오차오(79척, 315만CGT)가 수주잔량 5위에 올랐지만 현대미포조선(108척, 237만CGT)이 6위를 기록하며 국내 조선사의 저력을 과시했다.
성동조선해양(51척, 132만CGT)와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28척, 130만CGT)가 각각 16위와 17위에 올랐으며 STX조선해양(48척, 110만CGT)은 21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국내 조선사가 가진 수주잔량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정부가 주도하려는 강제 통폐합과 같은 구조조정 방식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이 국내 조선사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줄일 경우 호황기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중국 조선사의 공급과잉”이라며 “국내 조선사들이 생산능력을 줄이면 중국 조선사들만 호재를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조선사들도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생산과잉이 자연스럽게 조정되면 국내 대형 조선3사를 비롯한 조선업계가 좋은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