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중국 경쟁업체들은 석탄을 원료로 건설용 소재 염화비닐수지(PVC)를 생산하고 있는 반면 효성화학은 프로판(LPG)을 토대로 같은 용도로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일 수 있다.
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입 비중은 2020년 46%에서 2021년 61% 이상으로 확대됐다.
중국과 호주의 정치적 갈등에 따라 호주산 석탄 수입이 금지되면서 인도네시아산 석탄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올해 1월 한 달간 발전용 석탄 수출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중국내 석탄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중국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현재 지표로 여겨지는 발전용 석탄 5월 인도분 석탄가격은 인도네시아의 수출제한이 발표된 뒤 첫 거래일인 4일 8%가량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21년 11월말 기준으로 석탄을 모두 2억9천만 톤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1억7800만 톤을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입했다.
이런 석탄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정은 효성화학의 건설용 소재 폴리프로필렌 사업 확대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판(LPG)에 기반한 효성화학의 건설용 폴리프로필렌(PP)는 석탄에 기반한 염화비닐수지(PVC) 시장을 대체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리프로필렌과 염화비닐수지 모두 건설용 배관재와 내장재 등에 두루 쓰이는 소재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인도네시아의 석탄수출금지 결정에 따라 효성화학과 경쟁하는 중국 업체들이 생산과정에 원가가 높아지고 생산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염화비닐수지 가격은 2011년~2020년 폴리프로필렌와 비교해 톤당 309달러 쌌다. 하지만 2021년 초 폴리프로필렌보다 톤당 129달러 더 비싸졌고 2021년 12월 톤당 153달러로 가격 차이가 확대됐다. 효성화학으로서는 경쟁하고 있는 건설용 염화비닐수지와 비교해 폴리프로필렌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된 셈이다.
효성화학이 베트남에 대규모 폴리프로필렌 설비를 갖추고 원료를 비롯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룬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 5년 간 1조5천억 원을 투입해 베트남에 LPG부두, 중단 단계인 프로판 탈수소화(PDH)공장, 폴리프로필렌 공장을 차례로 완공했다.
대규모 투자가 지속해서 들어가면서 효성화학 베트남 생산법인은 적자를 보였지만 조 회장은 뚝심으로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1차 설비투자가 마무리된 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했음에도 2차 증설을 밀어붙였다.
조 회장은 과거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은 효성의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거점이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의 폴리프로필렌 생산능력은 국내 연간 60만 톤, 베트남 연간 60만 톤 등 총 120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화학의 베트남 탈수소화 공장은 2021년 7월 완공돼 올해 1월부터 본격적 양산에 돌입하게 된다.
효성화학은 원가경쟁의 핵심인 LPG 동굴형 저장고(캐번)에 2021년 10월부터 LPG를 저장해두기 시작했으며 파이프를 비롯한 제반설비를 11월 점검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된 석탄수입금지 조치와 베트남 설비 완공이 효성화학의 수익성 증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효성화학이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8167억 원, 영업이익 2679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보다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41%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