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날로 변하는 가운데 융합의 시너지가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2012년 최현규 한국콜마 화장품부문 대표가 한국콜마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 말이다. 그는 당시 가동을 앞둔 한국콜마 기술연구원을 기반으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분야의 기술을 결집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로부터 9년 여가 지났다. 현재 한국콜마는 단순한 화장품 위탁생산(ODM)기업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힘쓰면서 글로벌 헬스케어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콜마 중국법인을 떠나 한국 본사의 대표이사에 오르는 최현규 사장이 한국콜마의 미래를 이끌어가기 위해 어떤 융합 전략을 새롭게 추진할지 주목된다.
29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최현규 무석콜마 법인장(동사장) 사장이 내년부터 한국콜마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최 사장은 1960년 태어나 명지대를 졸업했다. 대웅제약 지점장을 지내다 한국콜마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콜마에서 손꼽히는 화장품전문가로 평가된다. 입사한 뒤 영업, 마케팅, 생산부문을 통합관리하면서 매해 20% 이상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콜마 화장품부문 대표로 선임됐다.
최 사장은 한국콜마의 중국시장 공략에 앞장서기도 했다. 2016년 중국총괄 사장으로 임명돼 베이징에 이어 2번째 중국 생산시설인 우시(무석) 공장의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무석콜마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지 영업을 강화했다.
이번에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약 6년 만에 국내로 돌아오는 셈이다.
최 사장은 한국콜마의 융합 전략을 토대로 미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콜마는 5월 새로운 기업정체성(CI)을 선보이며 미용 및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글로벌 넘버워 플랫폼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한국콜마 및 계열사들이 운영하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사업에 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해 세계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콜마 측은 그룹 단위의 연구개발 통합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에 한국콜마 산하에만 있었던 기술연구원을 한국콜마홀딩스 밑에도 신설했다. 그룹 연구개발을 총괄할 거점을 만든 셈이다.
지주회사 차원에서 한국콜마의 개발 역량을 강화할 지원조직이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콜마홀딩스는 다양한 국내외 제약바이오 연구기관과 협업하며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포개발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 넥스트앤바이오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이런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을 연계한 여러 신사업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콜마 경영전반을 맡고 있는
윤상현 부회장이 화장품에 국한되지 않는 사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신사업 추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윤 부회장은 앞서 한국콜마의 CJ그룹 제약사 CJ헬스케어 인수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CJ헬스케어는 한국콜마 계열사인 HK이노엔으로 새출발해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을 앞세워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회사가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본업이 탄탄해야 한다. 한국콜마 해외사업의 정상화 역시 최 사장의 과제로 꼽히는 까닭이다.
한국콜마는 중국 북경과 우시, 미국, 캐나다 등에 각각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현재 캐나다법인 CSR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적자를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한국콜마 해외사업 적자 규모는 2020년 110억 원에서 2021년 249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메리츠증권은 한국콜마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1217억 원에 한참 못미치는 859억 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 본업의 성장이 미진하다”며 “대형 고객사 유치, 무석법인 손익분기점 전환 등 원동력(모멘텀) 강화 요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 사장은 중국 등 해외시장을 개척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콜마 해외사업의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관해 “주요 관계사 CEO를 포함한 관계사의 인력교류를 확대해 조직변화를 추진했다”며 “글로벌 사업 안정화를 위해 역량 있는 인재를 전사적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