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곤혹스런 입장에 놓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숍 등 020(온오프라인연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신생벤처)들은 ‘공룡’ 카카오의 등장으로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카카오가 신생벤처의 기술을 모방했다는 ‘카피캣’ 논란도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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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카카오 대표. |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O2O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택시의 성공적 안착 이후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대리운전과 헤어숍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타트업들은 불안한 눈길을 보낸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O20스타트업들이 대기업 반열에 오른 카카오와 버거운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택시는 지난해 3월 처음 선보인 뒤 올해 2월 기준으로 누적호출 8천만건을 넘어섰고 하루 호출은 70만 건에 달한다. O20시장에서 카카오가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이다.
카카오의 성공 뒤에 문을 닫아야 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리모택시’가 주인공이다. 리모택시는 지난해 1월 출범한 뒤 높은 택시배차 성공률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현을 내세워 국내 콜택시앱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공룡’ 카카오의 자금력을 넘지 못했다. 카카오가 수백억 원의 마케팅비용을 투입하며 사용자를 유치하면서 리모택시는 지난 1월 출범 1년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택시 대표가 성장성을 인정받았지만 카카오택시와 격차가 너무 커 투자를 받을 수 없게 돼 법인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콜택시시장 만의 얘기가 아니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대리운전 O20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 출범을 예고했다.
카카오의 대리운전 서비스 출시 소식은 대리운전 020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대리운전 O20앱인 ‘버튼대리’는 지난해 카카오의 시장진출 소식에 투자가 보류됐다.
버튼대리 대표는 “지난해 50억~100억 원의 투자가 결정됐지만 카카오가 대리운전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카카오가 나오면 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카카오가 고려하지 않는 분야에서 창업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진출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 서비스를 접거나 방향을 튼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창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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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의 모바일 콜택시앱 '카카오택시'. |
카피캣 논란도 불거져 카카오를 곤혹스럽게 한다.
카카오가 4월 말 출시하기로 한 카카오톡의 간편송금서비스의 경우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와 유사하다는 말이 나온다.
토스는 앱을 통해 돈을 받는 상대방 전화번호와 이체금액을 적으면 송금이 가능한데 카카오톡의 송금서비스도 이와 유사하다.
카카오택시 역시 출시 전 카피캣 논란에 휩싸였다. 우버의 유사서비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억울한 면이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처럼 스타트업에 투자나 지원을 많이 하는 회사도 없다”며 “어디까지가 스타트업이 해야 되는 사업이고 어디부터가 아니냐에 대해 애매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는 300억 원 규모의 성장나눔게임펀드를 조성해 유망 게임사 발굴을 지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시장을 침해하기보다 원래 시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카피캣 논란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회사가 커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장통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