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마이편의점' 서비스 제휴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마이편의점은 우리은행의 '우리원뱅킹' 앱에서 편의점 상품을 주문하고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17일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제휴를 맺고 마이편의점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앞으로 다른 편의점으로 제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마이편의점 서비스는 우리원뱅킹의 생활밀착형서비스로 세븐일레븐을 시작으로 제휴 편의점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행장은 마이편의점 서비스를 통해 우리원뱅킹의 생활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다른 유통채널보다 이용률이 높아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기에 적합한 제휴처로 꼽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조사한 소비자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비자들의 편의점 이용률은 96%에 이른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 대부분이 편의점과 손을 잡는 이유다.
다만 편의점과 손을 잡는 방식에서는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10월 각각 GS25, CU와 손잡고 편의점에 은행점포를 열었다. 소비자들이 자주 방문하는 편의점을 '대면채널'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편의점과 제휴를 통해 '비대면' 채널의 생활서비스를 강화해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권 행장은 올해 들어 우리원뱅킹 앱에서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해서 내놨다.
올해 1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와 4월 자녀 계좌조회 서비스 등을 선보였으며 8월에는 파슬미디어와 손잡고 택배 예약, 결제, 운송상태 조회 등을 제공하는 '마이택배' 서비스도 내놨다.
권 행장은 우리원뱅킹의 생활서비스를 강화해 빅테크와 플랫폼 경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정보기술(IT) 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업에 진출하며 기존 금융권은 지금까지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앱 사용자 순위만 놓고 봐도 카카오뱅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시중은행 앱을 제치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 금융트렌드로 자리잡아 가며 금융산업이 플랫폼에 기대는 현상은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플랫폼을 통한 금융서비스 수요에 맞춰 오픈뱅킹 참여기관, 제공 서비스 등을 대폭 확대 개편해 오픈파이낸스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픈파이낸스는 은행의 계좌정보 및 결제기능(자금이체)의 개방에 초점을 둔 오픈뱅킹 개념을 타업권 확장, 상품 추가, 기능확대 등을 통해 포괄적으로 넓혀나가는 것이다.
이에 더해 개인화된 금융, 생활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할 수 있는 '마이 플랫폼'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장 장악력을 무기로 금융을 끌어들이는 작업을 해나갈 수도 있다.
권 행장은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원뱅킹에 생활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금융플랫폼 시장 활성화에 힘을 싣는 동시에 빅테크기업의 규제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시중은행들의 선제적 노력에 따라 빅테크를 추격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빅테크와 기존 금융권 사이에 경쟁이 공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지키겠다는 원칙을 세워뒀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15일 금융플랫폼 혁신 활성화 간담회에서 "마이 플랫폼 도입을 추진해 하나의 앱에서 금융은 물론 생활 서비스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는 맞춤형 개인 디지털 공간을 구축하도록 하겠다"며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은 동일기능 동일규제 및 소비자보호 원칙이 지켜지는 가운데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