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NH투자증권의 최대 실적을 이끈 공로에 힘입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할까?
그동안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사태가 정 사장의 재신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왔지만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검찰 조사에서 정 사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 따라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601억 원으로 3분기 만에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4분기에 60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보지 않는 이상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고지에 오르게 된다.
정 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역대 최대실적 행진을 이어왔다. 호실적에 힘입어 2020년 3월 첫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정 사장의 공식 임기는 내년 3월1일까지인데 그동안의 실적증가와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라는 공로만 놓고 봤을 때 무난히 재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서울중앙지검에서 옵티머스 펀드 관련 사기 및 배임 혐의를 놓고 정 사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통보한 점도 재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정 사장은 이날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중앙지검에서 옵티머스 관련 사기 및 배임 고발에 대한 무혐의 처분 통보를 받았다"며 "회사와 나는 옵티머스운용의 폰지성(돌려막기) 사기 운용 사건으로 거의 1년 반의 잃어버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2020년 6월 불거진 옵티머스펀드 환매중단사태는 그동안 정 사장의 연임에 최대 걸림돌로 꼽혔다.
임기 중에 대규모 환매중단사태가 벌어진 데 따라 대표이사로서 책임론이 대두되며 정 사장은 사퇴압박을 받기도 했다.
올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대규모 금융사고 이후에도 정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고 몇몇 국회의원들은 정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징계 결과에 따라 금융권 취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정 사장의 연임에 불안요소였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3~5년 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올해 3월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통보받았다. 정 사장의 징계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금융당국이 라임펀드 및 옵티머스펀드 등과 관련된 다른 금융사 최고경영자에 내린 징계 처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는데 이에 불복해 중징계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8월 1심에서 승소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과 중징계에 따른 취업제한 우려 완화 등에 힘입어 정 사장의 연임 가도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1차 후보군(롱리스트)과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을 결정한 뒤 최종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은 임추위와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결정되는데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내년 1월 1차 임추위를 열고 3월 주주총회 전에는 최종 후보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