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원자력 에너지 수급량을 대폭 늘릴 계획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망 확보를 위한 목적이다. 탈렌에너지의 미국 서스퀘나 원자력 발전소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메타와 구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2040년까지 일본의 전체 원전 발전량을 추월하는 수준의 원자력 에너지를 수급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대부분을 신재생에너지 대신 원자력 발전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4일 “미국 4대 빅테크 기업이 2040년까지 1400만 킬로와트(kW)에 이르는 원자력 에너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이 목표로 한 발전량은 일본의 현재 전체 원전 발전량인 1300만 kW를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메타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 의존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이전까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주요 전력원으로 추진해 왔지만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며 점차 한계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대부분 날씨 변화에 취약한 만큼 전력 생산에도 변동성이 커 지속적으로 가동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빅테크 기업들은 원자력 발전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데이터센터를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건설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전력 수요를 충당할 계획을 두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미국 대형 IT기업은 기존 원자로보다 저렴하고 건설 속도가 빠른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및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원전은 신규 건설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관련 규제도 비교적 엄격하기 때문이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원자력 산업 정책이 원전 건설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는 5월 미국 원자력 산업 재건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신규 원자로 건설에 필요한 승인 기간 단축과 연방 정부 소유지 내 원자로 건설 허용 등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미국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집계됐다. 닛케이아시아는 잇따른 원전 사고로 관련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