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1-12-16 13: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홍원식 전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가 하이투자증권의 새 대표이사에 내정되면서 사업체질 개선과 함께 사업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원식 내정자는 일차적으로 하이투자증권의 기업금융(IB)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편중됐던 기업금융 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데 힘을 줄 가능성이 크다.
▲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기종료를 앞둔 증권업계 수장들 대부분이 연임되는 분위기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은 대표이사 교체를 결정해 시선이 모인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임 대표이사로 홍원식 전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12월30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2018년 DGB금융그룹에 인수된 뒤 김경규 현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의 경영 아래 순이익이 2018년 약 484억 원에서 2021년 3분기 1301억 원으로 급증세를 보이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다.
김경규 대표는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DGB금융그룹에서 하이투자증권의 존재감을 확대했다. 그럼에도 DGB금융지주가 김경규 대표 연임 대신 홍원식 내정자를 택한 이유에는 사업체질 개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2020년전체 순영업수익에서 기업금융부문 비중이 약 52%를 차지했다. 기업금융 가운데에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문이 약 78%로 3년 평균 65.5%가량을 차지해 비중이 높았다.
반면 리테일부문이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33.6%에 그쳤다. 특히 위탁매매부문은 2021년 상반기 국내주식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MS)이 전체의 0.8%에 불과했다.
홍 내정자는 하이투자증권에서 리테일보다 기업금융 강화에 집중한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에 한발 나아가 신사업 추진 등 수익원 다각화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
홍 내정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당시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과 조합 운용 등으로 기업금융부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개척했다. 신사업 부문을 개척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체질 개선 성과를 통해 순이익을 2013년 27억2900만 원에서 2018년 345억5200만 원까지 약 12배로 키웠다.
중소형 증권사는 리테일 규모가 작아 기업금융, 세일즈앤트레이딩(S&T), 자산관리(WM) 등 수익구조를 다변화시켜야 실적개선으로 이어진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리서치를 기반으로 기업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대체투자사업을 활성화해 수익원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며 "자산관리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고품질의 다양한 자산관리금융서비스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로 비은행 강화 전략의 중심에 있다. 2020년 217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기자본 규모도 1조 원을 넘겼다.
지주 차원의 지원 의지가 강한 만큼 홍 내정자가 이베스트투자증권 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신사업 확대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13일 DGB대구은행과 여의도에 복합점포 '디그니티 여의도센터'를 출점하는 등 계열사와 시너지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자산관리 시장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라 홍 내정자는 기업금융은 물론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홍 내정자는 증권감독원(현 금융감독원) 국제업무국, LG투자증권 국제금융팀을 거쳐 보스톤은행 서울지점장, 사모펀드 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 이사를 지냈다. 2008년 이베스트투자증권(당시 이트레이드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뒤 전략경영실 전무, 경영인프라 총괄을 맡았고 2013년~2019년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