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며 새 수장을 맞이한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개인투자자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투자금융 확대에 집중해 대형증권사로 한 단계 발돋움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황현순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이사회를 거친 뒤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12월 안에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황 내정자는 이미 등기이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키움증권 창립멤버 가운데 한 사람이다.
키움증권이 ‘키움닷컴증권’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2000년 1월부터 키움증권에서 일했다. 온라인증권사로 시작한 키움증권이 국내 위탁매매 점유율 1위 증권사로 성장하는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고 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2005년부터 16년째 위탁매매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키움증권의 개인투자자 주식위탁매매 점유율은 30%에 이른다.
그동안 키움증권은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며 위탁매매 강자로 꼽혔지만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자기자본 2조 원대 초반의 중형 증권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 개인투자자의 적극적 증시 참여 덕분에 키움증권은 전에 없던 호황기를 보냈고 증권업계에서 키움증권이 차지하는 존재감 또한 커졌다.
키움증권은 2020년에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2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에는 ‘영업이익 1조 클럽’ 입성을 바라보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키움증권보다 몸집이 훨씬 큰 대형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온 것이다.
다만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 키움증권의 이런 기세는 꺾일 수밖에 없다.
황현순 대표이사 내정자는 키움증권이 중형사에서 대형사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대표이사에 오르게 됐다고 할 수 있다.
황 내정자는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데 따른 위탁매매 수익 감소에 대비해 투자금융부문을 키우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최고 수준의 위탁매매부문 시장지위는 키움증권의 강점이지만 반대로 위탁매매에 치우친 수익구조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히기도 한다.
올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영업수익에서 위탁매매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49.61%에 이른다. 반면 투자금융 손익은 11.55%다.
키움증권은 올해 6월 4400억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곳을 말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면 기업에 신용공여를 하거나 헤지펀드를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PBS)사업도 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해 투자금융 수익을 늘리고 수익다각화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 내정자는 1967년에 태어났다. 한국장기신용은행, 한국IBM 등을 거쳐 2000년 1월부터 키움증권 투자금융팀에서 일했다.
이후 키움인베스트먼트, 중국현지법인장, 키움증권 투자운용본부장, 리테일총괄본부장 겸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현재 키움증권 부사장과 다우키움그룹 전략경영실장을 맡고 있다.
2022년 1월1일 정식으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