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스마트폰용 올레드 양산체제를 갖춘 삼성디스플레이와 일단 공급계약을 맺었지만 최대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애플의 정책에 비춰볼 때 LG디스플레이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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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애플이 먼저 손을 내밀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8일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두번째 올레드 공급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애플의 올레드 공급망에 포함될 후보군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기술기반이 가장 잘 갖춰져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새 아이폰 모델부터 디스플레이를 LCD에서 올레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올레드패널 공급계약을 채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이폰에 LCD패널을 공급해온 LG디스플레이가 애플향 공급물량을 크게 잃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애플이 독특한 공급사 정책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에만 올레드패널 공급을 맡기기엔 부담을 느껴 LG디스플레이에게 부품공급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아이폰의 핵심부품일수록 다양한 공급사를 확보하고 이들의 설계단계부터 생산, 출하까지 통제하는 등 부품 공급망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성향을 보여왔다.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인 셈이다.
애플은 LCD패널의 경우도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생산라인을 일부 독점하고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해냈다.
이에 비춰볼 때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외에 올레드패널을 공급받을 다른 고객사를 최대한 확보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공급업체 다변화가 필요한 것은 애플”이라고 진단했다.
또 애플 입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부품사들처럼 통제하기는 상당히 까다로운 파트너라는 점도 LG디스플레이의 공급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의 양산 노하우를 확보하고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즉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게 기존 부품공급사들에게 해왔던 것처럼 그때그때 구미에 맞는 납품조건을 제시하기 힘들 뿐더러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도 힘든 상황인 것이다.
애플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에 직접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플은 이전에도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생산라인에 직접 투자해 해당업체의 기술력을 끌어올려 부품사 간 기술격차를 줄이려는 행보를 보여왔다. 부품업체들 사이의 기술력이 비슷해지면 경쟁이 촉발돼 납품받는 부품의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등 이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 LG전자 G플렉스 시리즈 등에 올레드패널을 양산한 경험이 있고 애플과 장기적으로 부품공급 파트너 관계도 맺어왔다. 애플이 여타 디스플레이업체들보다 LG디스플레이에 가장 먼저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무리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시점에 양산체제를 구축해봤자 수년간 노하우를 축적한 삼성디스플레이와 원가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애플이 먼저 손을 내밀 때까지 기다리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