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가계가 늘어나고 있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 상품을 파는 데 집중하고, 시중은행이 대출 요건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는 저축은행에 13조6936억 원을 빚지고 있다. 이는 가계의 전체 대출금액 1141조8337억 원의 1.20%에 해당한다. 이 금액은 2006년 1.33% 이후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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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대출 중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광고. |
전체 가계대출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89%으로 높았다. 하지만 꾸준히 떨어져 2014년 2분기에 0.90%까지 내려앉았으나 그 뒤 6분기 연속 상승해 지난해 말 1.20%까지 올랐다.
저축은행이 매년 가계대출의 비중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대출 가운데 38.5%를 가계에 내보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2009년 11.4%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늘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은 가계대출을 늘리기 위해 TV광고를 많이 하는 등 마케팅에도 공격적이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광고비 등이 포함돼 있는 판매관리비로 1조490억 원을 썼다. 저축은행의 판매관리비가 1조 원이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시중은행이 대출 요건을 강화한 것도 가계가 저축은행을 찾은 이유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3분기 –3으로 2년 반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요건을 완화하려는 은행이 많다는 뜻이고, 마이너스면 대출 요건을 강화하려는 은행이 많다는 의미다.
국내은행의 가계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3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4분기에 –6, 2016년 1분기에 –9를 기록하며 계속 떨어졌다.
반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1분기 14, 2분기 11, 3분기 4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0으로 떨어졌지만 올 1분기 다시 4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