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옛 TSK코퍼레이션)가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은 막강한 재무체력을 바탕으로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 인수를 통해 건설업과 환경사업 사이에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다.
▲ (왼쪽부터)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과 최인호 에코비트 총괄대표이사 사장. |
최인호 에코비트 총괄대표이사 사장은 인수전 승리로 환경기업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2022년 초 예정된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 본입찰이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의 2파전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KG그룹과 매각주관사 EY한영은 11월말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 등 재무적투자자(FI) 6~7곳을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건설업과 환경사업의 시너지가 큰 만큼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한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를 주요 인수 후보로 꼽는다.
폐기물 처리사업은 안정적으로 매출이 가능해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의 매출 불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고 자체 건설폐기물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환경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인수합병뿐이다. 신규 인허가를 받기 쉽지 않고 설령 새로 시작한다 하더라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그동안 신사업을 강조하며 환경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을 인수해 환경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은 8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에 '폐기물 폐자원 수거, 처리 소각 매립 및 자원화 에너지화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새로 추가했다.
9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환경·에너지사업을 추진해 글로벌 환경·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환경사업 진출 의지를 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장 사업자금으로 투입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만 2조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환경기업 인수합병(M&A)으로 단기간에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재무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 10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폐기물 소각·매립장 운영을 위한 지분매입에 2024년까지 3345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최인호 에코비트 총괄 대표이사 사장도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 인수의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인호 사장은 '볼트온' 전략으로 환경기업 1위를 공고히 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볼트온 전략은 유사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을 뜻한다.
환경기업 2위인 SK에코플랜트가 이번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은 만큼 최 사장은 볼트온 전략의 1호 대상으로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 인수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에코비트는 앞서 10월 ESG그룹과 TSK코퍼레이션의 합병으로 탄생한 법인이다. TSK코퍼레이션은 수처리시장과 매립시장에서 강점을 지녔는데 ESG그룹과 합병을 통해 지정폐기물인 의료폐기물 처리와 소각사업까지 확보하게 됐다.
에코비트가 KGETS 환경에너지사업까지 품으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비트는 그동안 확장정책에 소극적이었는데 적극적 성장전략 추구로 전환하는 것은 긍정적이다”며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를 인수하면 폐기물 처리뿐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자원을 재활용해 순환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ESG그룹과 TSK코퍼레이션의 합병을 마친 뒤 에코비트를 출범시키면서 연평균 두 자릿수 비율 이상 성장을 이루고 2025년까지 기업가치 5조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은 폐기물 및 폐수처리, 소각사업에 더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스팀(증기)을 근접한 염색·화학단지에 판매하고 있다.
일반폐기물 소각용량은 하루평균 192톤, 지정폐기물 소각용량은 하루평균 133톤으로 국내에서 각각 5위와 4위에 올라있다.
매각 금액은 5천억 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환경사업부문의 높은 성장성에 더해 최근 폐기물소각기업에 관한 가치가 높아진 것이 고려된 가격으로 보인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는 2021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388억 원, 영업이익 225억 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2.1%, 영업이익은 47.8% 늘어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 관계자는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 인수와 관련해서 말할 내용이 없다”고 모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