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제조 기술이야말로 앞으로 50년 동안 KCC를 먹여 살릴 미래 성장동력이다. 앞으로 세계 4대 실리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
정몽진 KCC 회장은 2004년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회장이 던진 실리콘사업 승부수가 ‘K뷰티’에 힘입어 빛을 보고 있다. KCC는 주력인 건축자재 부문에서도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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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진 KCC 회장. |
18일 업계에 다르면 KCC는 화장품 소재로 쓰이는 실리콘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국산 화장품의 시장확대에 따른 성장성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화장품용 실리콘은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해 수분 손실을 막고 피부의 산화현상을 방지해 노화를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스킨과 로션, 에센스와 크림 등 기초 화장품뿐 아니라 립스틱 등 색조화장품이나 샴푸와 린스 등 헤어케어 제품까지 적용범위가 넓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 화장품용 실리콘을 생산하는 곳은 KCC가 유일하다.
KCC는 소비자들에게 건축자재 전문기업으로 인식돼왔다. 페인트와 같은 도료부터 창호, 바닥재 등 건축자재 전반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KCC는 크게 건축자재 부문과 도료 부문 그리고 실리콘, 소재 등 기타 부문으로 사업영역이 나뉘어져 있다. 매출 비중은 도료 부문이 약 45%로 가장 크고, 이어 건자재가 35%, 기타 부문이 20%가량 차지하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재계에서 사업과 투자에 대한 '선구안'이 남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 회장은 실리콘사업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보고 2006년부터 화장품용 실리콘의 독자개발을 추진했다. KCC는 현재 원료 생산공장을 통해 50여 종의 화장품용 실리콘을 생산해 국내외 화장품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등 화장품회사와 협업을 통해 신제품에 맞는 실리콘을 개발하고 있다.
KCC는 1조3천억 원 규모의 세계 화장품용 실리콘시장에서 세계 5위로 추정된다. 그러나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국산 화장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KCC는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화장품 원료전시회 ‘인코스메틱스 파리 2016’에 참가하기로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화장품의 지속력 구현을 위한 기능성 원료 ‘레진블렌드’, ‘아크릴레이트 실록산’을 비롯해 피부의 감촉을 좋게 해주는 ‘엘라스토머 파우더’ 제품 등 35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화장품용 실리콘사업에서 성과는 KCC가 건축자재 전문기업에서 정밀화학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데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KCC는 올해 1분기 본업인 건축자재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18일 KCC가 1분기에 영업이익 690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6% 증가하고 매출도 7900억 원으로 2.6%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2분기 입주물량 호황에 따라 건자재부문 실적이 개선돼 KCC의 본격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입주예정물량은 27만 세대로 전년보다 41% 증가하고, 내년 입주물량은 32만대로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건자재부문 매출은 내년까지 연간 7.8%씩 성장해 지난해 1조3230억 원에서 내년 1조538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도 KCC가 건자재부문에서 매출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바라봤다.
박상연 연구원은 “B2C 인테리어 브랜드로 매출비중 5%를 차지하는 홈씨씨가 매장증설로 연평균 20%의 외형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기존 연간 매장 4~5개 개설계획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KCC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4% 늘어난 7805억 원, 영업이익은 6.1% 늘어난 718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 745억 원을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