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위원회가 김포 장릉 인근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 대방건설에 건물 높이를 낮춘 새로운 개선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문화재위원회는 9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궁능문화재분과와 세계유산분과 합동회의에서 대방건설이 건물 높이를 낮춘 새로운 개선안을 2주 안에 제출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 사적 20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경관. <연합뉴스> |
건축물 높이를 낮추지 않은 건설사 개선안만으로는 김포 장릉의 세계유산 가치와 역사문화환경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고 이 지역의 삼성쉐르빌 아파트 등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는 점을 이런 결정의 이유로 꼽았다.
문화재위원회는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가 이미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건립된 삼성쉐르빌 아파트 높이 아래로 하향 조정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 조건에 따르면 현재 건설중인 대방건설 아파트 5개 동은 높이를 최대 9m 낮추고 22세대를 줄여야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와 한국건축시공기술사협회에 문의한 결과, 건축물 상부를 일부 해체해도 하부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방건설은 일부 철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외벽 도색 등으로도 장릉 경관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방건설이 문화재위원회 요구를 거부하면 소송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대방건설을 비롯한 건설사 3곳은 인조 아버지인 추존왕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힌 무덤인 김포 장릉 인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아파트 44개 동을 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문화재청이 현상변경 심의 대상으로 분류한 건물은 19개 동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12개 동은 9월 30일 공사가 중단됐지만 대방건설이 짓는 7개 동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