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투자금융그룹의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 사장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 거취가 주목된다.
26일 한국투자증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좋은 실적을 이끈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우세하다.
정 사장은 2019년 1월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올라 한국투자증권의 자산관리(WM)부문과 투자은행(IB)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8년 한국투자증권의 자산관리부문 시장점유율은 12.8%, 투자은행부문 시장 점유율은 8.0%였는데 올해 상반기 각각 14.3%, 12.9%로 높아졌다.
정 사장은 자산관리와 투자은행부문을 키우며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좋은 실적을 이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 12조596억8900만 원, 영업이익 1조638억5400만 원, 순이익 1조2044억700만 원을 내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분기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부실 사모펀드와 관련해 전액보상을 단행하면서 1회성비용이 발생했지만 3분기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에 따른 지분법이익이 반영돼 높은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올해 다수 대형증권사들의 '영업이익 1조 원 클럽' 가입이 전망되는 가운데 영업이익을 넘어 순이익까지 동반 1조 원을 달성하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2020년에 미래에셋증권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바 있으나 증권업계에서 영업이익 및 순이익 동반 1조 원을 달성한 사례는 아직 없다.
이에 앞서 정 사장은 2019년 취임 당시 '1년 내 영업이익 1조 원, 3년 내 순이익 1조 원 달성'을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1년 내 영업이익 1조 원 달성 목표는 완수하지 못했으나 3년 내 순이익 1조 원 약속은 지킬 것이 확실하다.
다만 카카오뱅크 지분법 이익을 제외한 3분기 순이익을 놓고보면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증시호황 덕을 봤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별도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2562억6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 2352억1400만 원을 냈다.
뿐만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의 자회사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실물 대체투자조직을 별도법인으로 떼어내면서 자회사 조직개편과 맞물려 그룹 내 임원인사의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오너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위임하지만 실적에 기반한 평가 및 인사는 엄격하게 하는 스타일로 알려져있다.
정 사장은 1964년 출생으로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동원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합병한 뒤에도 계속 한국투자증권에 몸을 담고 있다.
정 사장은 1988년 동원증권 공채로 입사했는데 2019년 1월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증권업계 최초의 공채출신 대표이사로 기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