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따르면 장 사장은 최근 베트남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공장 증설에 더욱 속도를 내기로 결정했다.
최근 이어지는 타이어코드 수요 급증에 속도감 있게 대처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여기에 장 사장은 지금의 수소차 증가흐름이 코오롱인더스트리 산업자재부문 실적을 끌어올릴 적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 사장은 지난 1월 베트남에 매년 타이어코드 1만92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증설하기로 발표했다. 원래는 내년 9월까지 완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는데 최근 들어 조기완공을 위해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무 내부에 들어가는 섬유 재질의 보강재이다. 소재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는 주로 승용차 타이어에 쓰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재 타이어코드를 연간 8만4천 톤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라인을 전부 가동하면서 생산된 물량을 빠짐없이 모두 판매하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전기차, 수소차시장이 커지면서 그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타이어코드 업계에서는 수요 증가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는 배터리 무게 탓에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중량이 무거워 타이어 내구성 강화가 필수적이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3천 달러를 밑돌았는데 올해 10월 말에는 4천 달러를 웃돌고 있다.
게다가 세계 타이어코드 증설량이 한정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공급량을 늘리더라도 공급과잉 우려가 적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22년 하반기 완공을 예정하고 있는 물량을 제외하면 글로벌 차원에서 타이어코드 증설계획이 없다”며 “이에 따라 타이어코드의 빡빡한 수급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내년 타이어코드 증설분을 납품할 고객사도 미리 확보해뒀다. 생산시설을 늘리는 즉시 실적으로 이어질 호기가 찾아온 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베트남 타이어코드공장 증설을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완공할 것”이라며 “최소 2~3년 동안은 타이어코드 업황이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바라봤다.
타이어코드는 장 사장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사업으로 업황을 예측한 선제적 투자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장 사장은 2018년 9월 베트남에 타이어코드 생산공장 준공식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45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베트남 타이어코드 생산공장을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해외 생산기지로 키워나가겠다”며 타이어코드사업에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장 사장은 타이어코드를 중심으로 한 산업자재부문 실적 호조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소사업을 펼쳐갈 재원을 마련할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들어 2011년 뒤 10년 만에 영업이익 3천억 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산업자재부문 실적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산업자재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295억 원을 냈다.
이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전체 영업이익 2450억 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3배가량 늘었다.
장 사장은 코오롱그룹 선봉에 서서 코오롱인더스트리 수소사업 확장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수소차에 쓰이는 수소연료전지부품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수소차 타이어에 쓰이는 타이어코드를 넘어 수소차 동력원의 핵심인 수소연료전지에서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의 수분제어장치와 막전극접합체(MEA), 고분자전해질막(PEM)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수분제어장치와 막전극접합체 생산라인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수분제어장치는 수소연료전지 안에서 전기를 잘 생성하도록 내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핵심 부품이다. 막전극접합체는 산소와 수소의 화학적 반응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고분자전해질막은 선택적 투과능력을 지닌 분리막을 말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산업자재부문 영업이익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수분제저장치뿐 아니라 막전극접합체, 고분자전해질막 등을 통해 수소사업 중심의 미래 신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