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1-11-10 16: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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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문주 NHN벅스 대표이사가 음원서비스인 ‘벅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벅스 플랫폼의 커뮤니티기능을 강화하고 여기에 인공지능(AI) 큐레이션서비스를 더해 점점 치열해지는 음원 플랫폼시장에서 NHN벅스만의 입지를 확보하려고 한다.
▲ 왕문주 NHN벅스 대표이사.
10일 NHN벅스 안팎에 따르면 왕 대표가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적자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인 음원서비스 사업 되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왕 대표는 현재 확보하고 있는 4600만 개 음원과 20년에 걸쳐 쌓인 음원 이용 데이터를 벅스만의 강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3만8천 개의 참여형 큐레이션 ‘뮤직PD’의 콘텐츠도 다른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벅스의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4일에는 ‘뮤직PD’ 출시 1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벅스를 큐레이션 기능 중심으로 키워간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NHN벅스 관계자는 “벅스는 21년의 풍부한 음악서비스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특히 고도화된 큐레이션서비스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음악적 감성이 담긴 뮤직PD 앨범을 통해 이용자 개개인 취향에 맞는 곡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큐레이션서비스의 편의성도 끌어올리고 있다.
NHN벅스는 5일 벅스의 모바일앱을 새단장하고 개인 맞춤형 홈 화면을 도입했다.
새 단장을 통해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평소 취향을 고려해 음악을 추천해주는 ‘뮤직4U’, 인공지능(AI)이 공부, 업무, 운동 등 이용자의 상황에 따라 곡을 자동으로 재생해주는 ‘24/7’이 전면에 드러나도록 구성했다.
NHN벅스 관계자는 "서비스 쪽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추천서비스를 지향하고 다양한 음원 확보를 통해 서비스를 확충하고 사업자의 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왕 대표는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NHN벅스의 위기상황을 풀어가려고 한다.
벅스는 2000년 국내 최초 음원서비스로 시작해 멜론과 함께 국내 음원서비스 시장을 양분했으나 국내 통신사와 해외음원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점유율이 6위까지 떨어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벅스는 월 이용자 60만 명을 보여 카카오의 멜론(878만 명), KT의 지니뮤직(506만 명), 구글(미국)의 유튜브뮤직(375만 명), SKT의 플로(299만 명), 네이버의 바이브(90만 명)에 이어 6위를 보였다. 그 뒤를 스포티파이(스웨덴, 33만 명)가 뒤쫒고 있다.
음원시장의 변화에 따라NHN벅스의 매출도 2017년 928억 원을 낸 뒤 점점 떨어져 2018년 897억 원, 2019년 848억 원, 2020년 687억 원을 거뒀다.
이에 따라 NHN벅스는 음원서비스업계 밖에서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매니지먼트기업 2곳을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매니지먼트사업에 진출했으며 2020년에는 신인 걸그룹을 론칭하기도 했다. 음원서비스와 음원제작 및 유통, 매니지먼트사업 사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주요 음원서비스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피해 업계 밖에서 활로를 모색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벅스도 합리적 선택일 수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재무적 부담만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1분기 기준 NHN벅스의 부채비율은 39%에 그치지만 이자보상배율이 -2.01로 이자비용도 값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으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NHN그룹은 올해 1월 투자 전문가인 왕문주 NHN티켓링크 대표를 NHN벅스 대표에 선임했다. 왕 대표는 방만해진 사업구조를 교통정리할 임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왕 대표는 NHN벅스 대표에 오른 뒤 매니지먼트사업 투자로 나빠진 수익성 잡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