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국내외 주요 계열사의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회사채나 기업어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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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이랜드그룹은 중국현지 법인인 ‘이랜드인터내셔널패션상하이’와 ‘이랜드패션상하이’를 통합해 상장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랜드인터내셔널패션상하이는 여성의류브랜드 티니위니, 이랜드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랜드패션상하이는 뉴발란스, 케이스위스 등 스포츠 및 남성복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내년 하반기에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2018∼2020년에 상장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랜드그룹은 상장에 앞서 올해 하반기에 주요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진행하기로 했다. 상장 전 지분투자란 상장 전에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주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중국 사업부 가운데 가장 경쟁력있고 성장 가능성 높은 법인들을 합쳐 상장하는 만큼 자금조달 규모 면에서도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재무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은 물론이고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중국 유통사업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17년 상장을 목표로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랜드그룹 계열사 150여 곳 가운데 상장사는 대구에 있는 테마파크 ‘이월드’가 유일하다. 이월드도 이랜드그룹이 인수하기 전부터 상장돼 있던 곳이라 이랜드그룹에서 상장을 진행한 사례는 없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기업규모가 커지면서 계열사 상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기존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해 상장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주로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중국에서 높은 성장을 이어가면서 현금창출이 가능했기 때문에 차입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사업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지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데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발행하면 빚이 더 늘어나는 구조라 이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졌다.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연결기준의 차입금이 4조3486억 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이 371.7%나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이 킴스클럽과 뉴코아까지 내놓았지만 매각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랜드그룹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법인과 이랜드리테일 외에 다른 계열사 상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 그룹의 계열사가 많기는 하지만 주력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파크, 이랜드리테일 등 세 곳”이라며 “국내에서 세 축 가운데 하나를 상장하고 해외에서도 주력 계열사를 상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기업공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