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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업'에 삼성엔지니어링은 필요한가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4-06 16: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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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개편설이 끊이지 않고 나온다. 증권가에 매각설이 분분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그룹 오너들과 인연이 있는 회사인데도 매각설이 계속 나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재용 부회장이 추진하는 사업에 삼성엔지니어링이 필요한지 의구심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사업'에 삼성엔지니어링은 필요한가  
▲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비록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설립한 회사는 아니지만 선대 오너들과 인연이 작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그룹이 화학사업에서 손을 완전히 떼면서 화공플랜트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바이오사업을 키우려면 바이오플랜트 역량을 갖춘 삼성엔지니어링이 꼭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그룹에게 있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삼성엔지니어링의 전신은 국내 최초 엔지니어링기업인 코리아엔지니어링이다. 코리아엔지니어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플랜트설계 용역회사를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미국자본과 합작해 1970년 설립됐다.

코리아엔지니어링은 1970년대 정부의 차관으로 진행되는 대형 플랜트 건설사업에 참여하며 플랜트 설계역량을 축적했다. 코리아엔지니어링은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의 제3증류탑 프로젝트,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코리아엔지니어링은 1978년 정부의 민영화방침에 따라 삼성그룹에 인수되며 전기를 마련했다.

이병철 창업주는 당시 삼성그룹을 경공업과 소비재 중심에서 중화학공업회사로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었다. 우진조선 등을 인수해 조선사업에 진출한 것도 이 무렵이다.

현대그룹, 대우그룹 등은 엔지니어링회사를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이 창업주는 처음 삼성종합엔지니어링을 설립하려했으나 신규회사를 설립하는 대신 삼성물산을 통해 코리아엔지니어링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재용 사업'에 삼성엔지니어링은 필요한가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물산은 코리아엔지니어링을 인수한 이듬해인 1979년 플랜트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플랜트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였다.

코리아엔지니어링은 1980년대 삼성그룹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그룹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1986년 삼성석유화학(삼성종합화학에 흡수)의 TA/PTA 제2공장, 1988년 삼성종합화학(현재 한화종합화학)의 대산유화단지 에틸렌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삼성코닝과 독일 칼리케미가 합작한 대한정밀화학의 탄산바륨 프로젝트도 맡았다.

이건희 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은 1990년대 코리아엔지니어링은 비로소 삼성의 이름을 달게 된다. 1991년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 이란, 멕시코,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는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건희 회장은 그룹을 물려받기 이전부터 삼성그룹 해외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코리아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을 지휘해 왔다.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에서 성장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989년 1400억 원을 수주했는데 1994년 8500억 원, 1999년 1조2천억 원으로 수주가 늘어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997년 엔지니어링업계 최초로 해외수주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런 성장을 발판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1996년 증시에도 입성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대 해외진출을 더욱 가속화했다. 특히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샤크 산화에틸렌(EO)·에틸렌글리콜(EG) 프로젝트와 APPC 프로판탈수소(PDH),폴리프로필렌(PP)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2006년 사우디아라비아 타스니 에틸렌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모두 세계 최대규모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9년 해외에서 93억 달러 규모를 수주해 건설업계 해외수주 실적 1위를 달성하며 엔지니어링기업을 넘어선 종합건설사로서 지위를 확고히 했다.

  '이재용 사업'에 삼성엔지니어링은 필요한가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늘어난 외형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저가수주를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등 중동 건설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해 2013년 1조 원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1조5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자본잠식에 빠져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오너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정상화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이전까지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한 번도 취득하지 않았던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예고했던대로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기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약 300억 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를 인수해 지분 1.54%를 확보한 주주가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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